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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보물), 숙종 때 다시 새긴 천문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複刻天象列次分野之圖 刻石'(보물)이다. 별자리를 돌에 새겨 놓은 천문대로 조선 초 태조 때 제작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다시 돌에 새긴 것이다. 둥글게 그린 하늘 안에 1,467개의 별이 그려져 있고 아래에는 천문도를 만들게 된 경위와 명단이 적혀 이다. 전체적인 구성의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태조 때 새긴 천문도와 완전히 같고 권근이 작성한 설명문이 그대로 적혀 있다. 대리석에 다시 새긴 것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새겨져 있는 글씨와 별이 대부분 판독 가능하다. 이 천문도를 만든 경위 등은 <증보문헌비고> 등에 잘 나타나 있다.

<숙종대에 다시 새긴 천상열차분야지도,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 보물, 조선 1687년>
<옆에서 본 모습>

이 각석은 태조대에 제작한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모되어 숙종대에 다시 새긴 것이다. 영조 대에 편찬한 <문헌비고(文獻備考)>에 따르면 1687년(숙종13)에 태조대 각석을 바탕으로 새로 새겨서 관상감에 보관하였으며, 1770년(영조46)에는 관상감 내에 흠경각을 지어 신.구본을 함께 보관하였다고 한다. 각석의 내용은 태조대의 각석의 내용과 같고, 흰 대리석을 사용했다. 크기면에서는 숙종대의 각석이 태조대의 각석보다 높이는 낮고 너비는 작지만, 두께는 더 뚜껍다. 그리고 제목인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위치가 태조대 각석은 하단에 있고 숙종대 각석은 상단에 있는 차이점이 있다. 이 각석은 태조대에 제작한 것에 비해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새겨져 있는 글씨와 별이 대부분 판독 가능하다. (안내문, 고궁박물관, 2014년)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선 1395년(태조4) 원본을 1687년(숙종 2)에 다시 새긴 천문도의 후대 필사본, 종이에 색>

윗부분에는 별자리와 관련된 각종 설명 등이 새겨져 있다. 제목이 위로 올라간 점이 바뀐 부분이다.

<윗부분>
<필사본>

삼원 주위로는 이십팔수二十八宿가 있다. 28개의 구역으로 구분된 주요 별자리이다. 28개의 별자리는 방위에 따라 7개씩 동, 서, 남, 북방칠사로 구분된다. 동방칠사는 청룡의 형상을 이루며, 북방칠사는 현무를 만든다. 서방칠사는 백호의 형상을 이루고 남방칠사는 주작을 만든다. 해가 뜨고 질 때 이십팔수 가운데 자오선을 지나는 별을 중성이라고 한다. 중성은 절기를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상단의 작은 원에는 절기와 각각에 해당하는 중성을 기록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가운데 천문도>
<필사본>
<천문도 설명>

천상열차분야지도는 하나의 원에 별자리를 담았다. 왼쪽 가운데서 두 개의 줄기로 시작하여 중간에 합류하여 아래로 내려오는 선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은하수로 예전에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큰 강이라고하여 천한天漢이라고 불렀다.

원 안에는 커다란 두 개의 고리가 보인다. 천문도의 큰 원과 중심이 같은 원은 적도赤道이며 적도와 달리 왼쪽 위로 비스듬히 올라가 있는 원은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黃道이다.

하늘의 중앙은 삼원三垣(세 개의 울타리)으로 구분하였다. 자미원은 군주가 거처하는 궁궐로 북두칠성이 있는 구역이고, 태미원은 관아가 있는 구역으로 삼태성이 있으며, 천시원은 하늘의 시장으로 백성들의 거처이다. 이곳의 별들은 하늘 중앙에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북두칠성은 밝은 별로 이루어져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국자 모양으로 생겨 손잡이 방향을 보고 천체의 운행을 가늠할 수 있어 옛날부터 중요한 별자리로 여겼다.

천상열차분야지도의 테두리를 보면 큰 원을 열두 구획으로 나눈 것을 볼 수 있다. 구획마다 중간에는 방향을 나타내는 십이지를 원 안에 써넣고, 그 양쪽으로 한쪽에는 황도십이궁과 십이차에 대응하는 땅의 지명을 기록하였다. 황도십이궁은 그리스 천문학에 기원한 12개의 주요 별자리로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 위에 위치한다. 동아시아에서는 황도십이궁이 별자리 자체보다는 별자리의 위치와 방향을 의미한다. 십이차는 전통적으로 하늘의 구역을 구분하던 방법으로, 이데 대응하는 땅의 명칭은 모두 중국의 지명이다.

365 1/4 천문도를 구획하는 큰 원의 안쪽으로 작은 눈금이 있다. 작은 눈금은 원으 로 365와 1/4로 나눈다. 하나의 눈금은 하루 동안 천체가 이동하는 도수이며 전체 365 1/4일은 태양의 1년 주기가 된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아래부분>
<필사본>

천문도지, 권근
앞의 돌에 새긴 천문도는 옛날 평양성에 있던 것이나 전쟁과 혼란으로 강에 가라앉아 잃어버렸고 오랜 세월이 흐른 까닭에 인본도 종적을 감춰버렸다. 우리 전하께서 천명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떤이가 인본 1부를 바쳤다. 전하는 이를 매우 소중히 여겨 서운관에 명하여 돌에 다시 새기라 하셨다. (중략) 진실로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에 힘쓰는 일은 긴장을 늦출수 없도다. 삼가 전하께서는 성스러운 무공과 자비로운 통찰력으로 왕위를 물려받아 나라를 만드셨다. 안팎이 평한하고 태평을 구가하게 된 것은 요임금이나 순임금의 덕이며 먼저 천문을 살피고 중성을 바로 잡는 것은 요순의 정치라 하겠다. 그러나 하늘을 살피고 제도를 만들었던 요순의 마음은 찾아보면 그 근본은 공경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가 전하께서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위로는 하늘의 시간을 받들고 아래로는 백성의 일을 부지런히 살피시어 신성한 업적이 창대하거늘 이 천문도를 옥돌에 새기시니 영원히 자손만세의 보물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출처>

  1. 안내문, 고궁박물관, 2014년
  2. ‘보물 복각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청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