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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가족과 사랑

2022년 여름 중앙박물관에서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라는 특별전시회가 열렸다.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하여 소장했던 많은 예술품 중 국가에 기증한 걸작들을 전시했다. 화가 이중섭의 중요한 작품들을 비롯하여 한국회화에 큰 족적을 남긴 중요한 작품들을 직접 실물로 볼 수 있는 귀중한 전시회였다. 주요 작품들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 기증되었다.

<중앙박물관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박수근(1914~1965)은 해방이후에 활동했던 화가로 이중섭과 함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작으로 ‘절구질하는 여인’, ‘빨래터’ 등이 있다. 이그림은 그의 작품 경향과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기 업은 소녀, 박수근(1914~1965), 1962년, 패널에 유채, 박수근 미술관>

일터에 나간 엄마를 대신해서 동생을 돌보는 소녀 모습은 박수근이 즐겨 그린 소재이다. 화가는 소녀와 아기를 작은 화면에 가득 차도록 그려 넣고 배경은 배워둔 채 황토색으로 칠했다. 거칠거칠한 표면은 아스팔트로 포장되지 않은 골목길 흙바닥의 색과 질감을 연상시킨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이중섭(1916~1956)은 해방 이후 활동했던 화가이다. 소, 닭, 어린이, 가족 등을 많이 그렸는데 소를 그린 그림은 그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소그림과 함께 가족을 그린 ‘춤추는 가족’, ‘현해탄’, ‘판자집화실’ 등을 볼 수 있다.


<춤추는 가족, 이중섭(1916~1956), 1955년, 종이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은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기억과 이별의 슬픈 기억을 그림에 녹여냈다. 1952년 이중섭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는 부친이 사망하자 상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아들을 데리고 일본 도쿄로 떠났다. 이중섭은 가족과 만날 날을 기약하며, 다 같이 어울려 놀고 춤추는 가족 그림을 많이 남겼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현해탄, 이중섭(1916~1956), 1954년, 종이에 유채, 연필, 크레용, 이중섭미술관>

1953년 이중섭은 가족을 만나러 일본으로 갔으나 5일간의 해후를 끝으로 헤어졌다. 그림 속 그는 현해탄이라고 불렀던 대한해협을 건너서 세 가족을 만나러 간다. 얼마나 기뻤으면 머리가 뒤로 젖혀져 얼굴이 거꾸로 그려졌다. 이처럼 그는 일본으로 보낸 편지에 다시 만날 소망을 담은 그림을 동봉하곤 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판자집 화실, 이중섭(1916 ~ 1956), 1950년대, 종이에 펜, 수채, 크레용, 국립현대미술관>

인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는데, 이를 잘 하는 사람이 바로 화가이다. 화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작품 속 화가는 단칸방 벽에 수 많은 작품을 붙여놓고 파이프를 문 채 누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예술에 몰입한 화가에게는 허름한 골방도 예술의 성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1. 백자 달 항아리, 조선 18세기, 국립중앙박물관>

높이와 폭의 비율이 거의 같은 단아한 달항아리다. 사발 모양 두 개를 붙여 물로 문질러 붙여서 만들었다. 한 아름에 가득 차는 넉넉한 양감과 어딘지 일그러진 비대칭 형태가 편안한 느낌이다. 둥그스름한 그릇을 보름달에 비유한 ‘달항아리’라는 별명이 서정적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김환기(1913~1974)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에 활동했던 화가이다. 서울대와 홍대교수를 역임하면서 한국현대 미술을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2. 작품, 김환기(1913~1974), 1950년대, 하드보드에 유채, 광주시립미술관>

화가는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김환기는 달과 백자의 형태를 연결시켜 큰 백자 항아리에 ‘달항아리’라는 이름을 붙였고, 큰 백자 항아리에 달의 이미지를 더해 그림을 그렸다. 이 작품은 밤하늘의 둥근 달, 이지러진 달항아리, 더 이지러진 달그림자의 형태 변주가 자연스럽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3. 26-I-68, 김환기(1913~1974), 1968년, 종이에 유채, 광주시립미술관>

김환기는 1963년부터미국에서 점.선.면으로만된 추상 화면을 시도했다. 추상화에서도 달 같은 자연의 이미지와 따뜻한 정감이 계속 남아 있었다. 이 작품 위쪽에 있는 둥근 원, 원 둘레의 분할된 선과 색점에서 하늘에 떠 있는 달과 달무리가 연상된다. 그 주위의 색점과 테두리는 하늘의 별과 같아 달밤의 서정적 분위기가 전해진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작품 87-A1, 곽인식(1919~1988), 1987년, 캔버스, 종이에 수채, 국립현대미술관>

흡습성이 좋은 얇은 화지에 색점을 무수히 많이 칠해 물감이 번지는 효과를 내는 기법으로 활을을 한 곽인식의 작품이다. 물감 농도에 따라 색점이 다르게 보이며, 관점에 따라 색점이 서로 밀치고 흩어진다. 이 작품과 조선 19세기 청화백자 문양의 푸른색이 잘 어울린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수련이 있는 연못, 클로드 모네(1840~1926), 1917~1920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클로드 모네는 1883년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정착하여 연못이 있는 정원을 가꾸었다. 모네는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정원 풍경을 사랑했다. 모네는 자신의 정원에서 250여 점의 수련 연작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크기와 제작 시기 면에서 2021년 5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수련>과 비슷하여 비교감상해 볼 만하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는 ‘빛이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평생 고수했습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채를 야외 현장에서 생생하게 포착하여 연작으로 제작했습니다. 야외 작업의 영향인지 1908년부터 그의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졌고, 그의 아내와 아들이 세상을 뜬 후 그는 실의에 빠졌습니다. 지인들의 지원과 위로로 1917년부터 다시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전과 달리 오직 수련과 물 표면의 변화에만 집중하여 대상을 모호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러한 표현 경향은 추상화의 출현을 예고하는 표현법이라고 평가를 받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1.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
집안 곳곳에 보이는 작품들은 저의 취향과 안목이 스며든 수집품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해서 ‘가족과 사랑’을 다룬 회화와 조각 작품을 모았습니다. 작은 방에 함께 놓은 조선백자와 현대 회화 작품이 은근히 잘 어울립니다. 저의 수집벽을 보여주는 방에는 조선시대 생활용품이 그득합닌다. 작은 정원의 동자석은 얼굴 표정이 다앙하고 재미있습니다. 모네의 정원에서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독특한 시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의 수집품과 함께 눈이 즐겁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석인상, 조선, 화강암, 국립중앙박물관>

민머리에 귀가 길게 늘어져 있어서 부처상처럼 보이지만, 부처상과는 달리 주먹코에 눈이 튀어나와 있다. 전염병을 불러오는 잡귀로부터 마을을 지키거나 풍수지리상 약한 곳을 메워주는 장승 역할을 했을 것이다. 소원을 잘 들어주는 신령한 존재를 친근하게 표현한 옛 사람의 속뜻을 헤아려 본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문, 권진규(1922~1973), 1967년, 테라코타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

굳게 닫힌 문은 보은 이에게 그 뒤에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 이 <문>을 지나 수집가의 집으로, 그리고 수집품이 만들어진 과거의 시간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담아 전시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김씨연대기 II, 임옥상(1950년생), 1991년, 종이 부조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김씨 가족’을 지켜낸 기와집과 주름진 노부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선으로 그려진 노부부의 신체가 붉은 흙과 하나 되어 따뜻하고 튼튼한 기와집의 토대가 되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굳건하게 터전을 일구고 살아간 윗세대들의 삶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동자석, 조선, 돌, 국립중앙박물관>

돌로 어린아이 형상을 새겨 무덤 주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수호신 기능을 하도록 무덤 앞에 세운 동자석이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현무암이나 응회암과 같은 화산암으로 독특한 조형미가 느껴지는 동자석을 많이 만들었다. 이목구비 표현이 단순하면서도 정감 넘친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가족, 김동우(1950년생), 1997년, 사암, 국립현대미술관>

어머니에게 매달린 아이, 아버지 뒤로 숨은 아이 형상에서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삶이 전해진다. 이 작품이 제작된 1990년대에는 4인 가족 비율이 30%를 차지해 가족 형태의 표준이었다. 지금은 1인 가구 비율이 40.4%에 이른다. 가족의 형태는 변화하지만, 변치 않은 소망은 가족이 함께 하고 그 시간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모자, 백영수(1922~2018), 1976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아이는 태어난 후에도 엄마에게 한 몸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듯 어린아이가 여인의 목에 감긴 포대에 싸여 있다. 포대에 싸인 아이와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머리를 옆으로 돌린 어머니의 형상은 백영수 모자상의 전형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모자상, 권진규(1922~1973), 1960년대, 테라코타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

온 세상 풍파에서 아이를 지켜내겠다는 엄마의 굳은 의지를 드러내듯, 여인의 시선과 입매, 그리고 아이를 두 다리로 받치고 탄탄한 양팔로 감싸 안은 자세에서 긴장감이 전해진다. 엄마의 든든한 보호를 받고 있는 아기는 평온하기만 하다. 권진규 특유의 사실성과 정신성이 잘 드러난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가족, 장욱진(1918~1990), 1979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사랑의 결실로 탄행한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가족 모두 발가벗고 있는데, 신선들처럼 여유롭다. 대자연, 우주의 중심에서 자유와 여유를 누리는 가족의 모습은 장욱진이 꿈꾼 모습일 것이다. 장욱진은 이처럼 자신의 생활에서 우러나온 심상을 동화 같은 그림으로 표출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키스, 김정숙(1917~1991), 1956년, 인조석, 국립현대미술관>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는 군더더기의 설명이 필요 없고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사랑의 요점을 세련되게 전달한 작품이다. 좌우 대칭의 형태, 부드러운 볼륨과 우아한 선을 전체의 형태 안에 하나의 덩어리로 연결해 사랑의 본질을 표현했다. 김정숙은 한국의 첫 여성 조각가이자 추상 조각의 선구자로 단순한 형상의 조각상을 제작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부친 초상, 이종우(1899~1981), 1920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화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위엄이 넘치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기고 콧수염을 길렀으며, 양복과 넥타이를 갖추어 입은 모습에서 높은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짐작할 수 있고 날카로운 눈매와 굳게 다문 입에서 근엄하고 엄격한 성품이 느껴진다. 이종우는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가가 되었고, 1925년 한국 화가 최초로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봄의 여인, 박득순(1910~1990), 1948년,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화가가 자신의 아내를 그린 이 그림에서 전통적으로 중시된 정숙한 여인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어두운 실내지만 얼굴과 상체 위로 밝은 빛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있어서 인물의 온화함이 강조되었다.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유화를 그린 박득순은 여인과 정물을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즐겨 그렸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다산 정약용의 글과 글씨>

<정효자전(鄭孝子傳), 정약용, 조선 1814년, 비단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정부인전(鄭夫人傳), 정약용, 조선 1814년, 비단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정효자전(鄭孝子傳, 위), 정부인전(鄭夫人傳, 아래), 정약용, 조선 1814년, 비단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강진에서 유배중이던 정약용은 정여주의 요청으로 서른 살에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 정관일의 효행에 관해 글을 지었다. 3년 뒤 정여주는 자신의 며느리이자 정관일의 부인 김씨의 엄격한 자녀 교육에 관한 글도 부탁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정약용 필치를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꽃과 새, 작가 모름, 조선 19세기 후반, 비단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무신 경수궁’이 새겨진 백자 청화 국화.괴석무늬 항아리, 조선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백자 청화 국화.괴석무늬 항아리, 조선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백자 청화 국화.괴석무늬 사발, 조선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백자 청채 조롱박모양 병, 조선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사랑방>

<1. 삿자리 장식 삼층 장>

<2. 투각 장식 삼층장>,<7. 반닫이>

<6. 약장>

<5. 연상>, <4. 경상>, <3. 등가>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22년
  2. ‘박수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소, 2023년
  3. ‘이중섭’,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소, 2023년
  4. ‘김환기’,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소,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