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고려청자 중에는 인물이나 동물, 특정한 형이나 술을 담는 병, 문방구의 하나인 연적 등이 있다.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칠보무늬 향로(국보)를 비롯하여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원숭이모양 연적(국보), 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거북모양 주자(국보), 어룡모양주자(국보) 등이 고려청자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상형자기라 할 수 있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국보)는 사자모양의 뚜껑과 향을 피우는 몸체로 구성되어 있다. 뚜껑은 대좌에 앉은 사자 형상을 하고 있는데 사자는 입을 벌린 채 한쪽 무릎을 구부린채로 앞을 보고 있는 자세를 하고 있다. 향 연기가 사자입으로 내뿜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몸체는 3개의 짐승모양 다리가 떠받치고 있다. 고려에서 만들어진 사자모양 향로는 매우 뛰어나다고 송나라 사신이 극찬했다는 문헌기록이 남아 있는데 그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청자 사자모양 향로, 고려 12세기, 국보
사자의 입에서 향이 뿜어져 나오는 구조이다. 서긍의 <고려도경(1124)>에 ‘산예출향(狻猊出香) 역시 비색이다. 위에는 사자가 웅크리고 있고 아래에는 연꽃이 떠받치고 있다’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청자이다. 훌륭한 조형미와 아름다운 비색이 어우러진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 (국보)는 고려청자 전성기를 대표하는 걸작 중 하나로 투각(透刻)기법으로 칠보문을 장식하고 있는 향로이다. 음각.양각.투각.상감.첩화 등 다양한 장식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뚜껑은 향이 피어오르도록 뚫어서 장식한 구형 부분과 받침부분으로 되어 있다. 몸체엔 꽃잎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굽다리부분에는 향로를 등에 얹고 있는 토끼 세마리가 있다. 이 향로는 고려청자 중에서도 특이한 작품으로 다양한 기교를 사용하여 화려하게 만들어졌지만 전체적을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국보
음각.양각.투각.철화.상감.첩화.상형 등 청자의 모든 장식 기법을 구사하여 완성했다. 뚜껑은 칠보무늬로 장식했고, 몸체는 겹쳐진 연꽃과 같은 형상으로 만들었다. 이 향로의 백미는 향로를 등에 지고 있는 토끼 세 마리이다. 크기는 작지만 토끼의 특징을 담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인물형 주전자'(국보)는 머리에 관을 쓰고 복숭아를 담은 바구니를 받쳐 든 인물을 표현한 상형청자이다. 높이는 28.0cm, 밑지름은 11.6cm인 주전자이다. 모자 앞부분에 구멍을 뚫어 물을 넣을 수 있게 했으며 복숭아 앞에 있는 구멍으로 물을 따를 수 있다. 등뒤에는 손잡이를 붙여놓았다. 맑고 광택이 나는 녹색 청자 유약을 두껍게 발랐다. 도교의 도사나 선인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청자 사람모양 주자, 고려 12~13세기, 대구 달성군 내동 출토, 국보
인물의 형상을 정교하게 본떠 만들었다. 의복의 생김새오 봉황이 장식된 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받쳐 든 복숭아로 보아 도교의 도사나 전설 속 서왕모를 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왕모는 곤륜산 정상에 있는 궁에 살면서 불로불사(不老不死)와 신선 세계를 주관한다고 전해진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구룡형 주전자'(국보)는 연꽃위에 앉아 있는 거북 형상을 하고 있는데 물을 넣는 수구(水口), 물을 따르는 부리, 몸통,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비석받침돌에 사용되었던 거북과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얼굴은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뿔과 수염, 비늘 등을 정교하게 새겨놓고 있다. 유약은 회청색으로 은은한 윤기가 흐른다.
청자 귀룡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국보
등에 새겨진 육각형 무늬 안에 ‘왕(王)’자를 하나하나 새겨 넣었고, 발가락에도 주름을 세밀하게 장식했다. 비취색 유약도 두껍게 입혔다. 생동감 넘치는 전성기 상형청자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어룡형 주전자'(국보)는 용의 머리와 물고기 몸을 가진 동물 모양을 하고 있다. 물을 따르는 부리는 용머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얼굴의 털이나 지느러미 등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몸체에는 비늘이 양각되어 있으며, 앞.뒤로 갈퀴모양의 옆 지느러미가 표현되어 있다.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상형청자로 세밀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자 어룡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국보
용머리로 된 주자의 주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터질 듯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둥근 몸체에 조각된 비늘은 안쪽에 유약이 몰리도록 각도를 조절하여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상상 속 동물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구룡형 주자'(보물)는 연꽃 위에 거북이가 앉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 얼굴은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으며, 등 위에 붙어 있는 잎은 연잎모양을, 손잡이는 연줄기 형상을 하고 있다. 거북등 무늬 안에는 ‘王’자를 넣어 두고 있다. 동물모양을 형상화한 상형청자로 전체적으로 비례가 적정하며 안정감을 주고 있다.
청자 귀룡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보물
고려에서는 12세기부터 13세기까지 뛰어난 상형청자를 많이 만들었다. 이 주자는 연꽃 위에 거북이 앉아 있는 형태이다. 고려시대 비석의 받침돌에서도 거북의 얼굴과 앞가슴 조각을 볼 수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비색청자의 비밀
고려청자의 비색을 내기 위해서는 좋은 원료를 확보하고 높은 온도로 청자를 구울 수 있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가마에서 불 때는 시간, 온도를 올리는 속도, 고온을 유지하는 시간, 불을 빼고 식히는 속도 조절 능력 등 추적된 기술과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비색청자는 고려인이 구현했던 수준높은 청자 제작 기술과 독창적인 미감의 결정체이다. 고려 비색청자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은 중국 청자와 비교한 유약 성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고려 비색청자 유약에는 산화망간이, 중국 비색청자에는 산화 티타늄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흙과 유약의 성분 분석 등으로 고려청자의 구술이 밝혀지고 있지만 고려청자의 비색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 용모양 향로,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하늘로 올라가려는 역동적인 용을 장식한 향로이다. 몸체에서 향을 피우면 용의 입에서 향이 나오도록 몸통을 파내어 만들었다. 용의 형태가 중국 하남성 청량사 여요에서 확인된 자기 조각과 매우 유사하여 12세기 고려와 중국 송나라의 문화교류를 엿볼 수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 원앙모양 향로 뚜껑,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향로의 뚜껑이다. 향 연기가 뚜껑의 구멍을 통해 원앙의 입에서 빠져나가도록 만들었다. 원앙 깃털 세부를 예리한 음각과 반양각 기법으로 묘사했다. 눈은 산화철 안료로 검게 찍어 생동감을 더하였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 석류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석류 세개를 모아 놓고 그 위에 한 개를 더 쌓아 올린 형태의 주자이다. 손잡이는 잎이 달린 석류가지를 구부린 모양으로 만들었고, 물이 나오는 주구는 석류 꽃처럼 장식했다. 잘 익은 석류가 벌어져 씨 알갱이가 드러난 모습을 백토로 점을 찍어 표현했다. 주자의 기능에 맞추어 자연물을 재구성한 조형감이 뛰어나다.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보물)는 죽순모양으로 만든 상형청자이다. 조형미, 장식, 유색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걸작이다. 죽순을 형상화한 독창적인 소재와 우아한 조형미가 특징이다. 대나무 모양으로 표현된 주구(注口)는 사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이다.
청자 죽순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보물
대나무의 새싺인 죽순모양으로 만든 상형청자이다. 조형과 장식, 유색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몸체의 알맞은 비례로 죽순의 모습이 더욱 우아해 보인다. 대나무모양으로 표현된 손잡이와 주구는 사실적이면서도 창의적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금각 풀꽃무늬 조롱박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조롱박을 본 떠 만든 뒤 몸통에 세로로 여섯줄의 골을 넣어 참외의 특징을 함께 표현했다. 조롱박 형태의 유려한 곡선에 주가가 탄력적인 곡선을 그리며 길게 뻗어 있어 전체적으로 시원하면서 아름다운 곡선미를 보인다. 각종 꽃무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 투각연당초문 붓꽂이'(보물)는 고려시대 12세기에 만들어진 붓을 꽂아 보관하는 붓꽂이이다. 몸체에 양끝을 장식하고 있는 용머리가 인상적이다. 상형(像型)과 투각(透刻) 기법이 같이 사용되어 밀도 있게 표현되었다. 동물이나 식물을 표현한 상형청자가 만들어졌던 12~13세기 고려청자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 고려시대 청자로 만든 문방구 중 붓꽂이는 많이 남아 있지 않으며, 제작수법과 조형미가 뛰어난 작품이다.
청자 용머리 장식 붓꽂이,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보물
붓을 꽂아 놓은 붓꽂이이다. 용머리 장식과 연꽃 넝쿨무늬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상형과 투각 기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밀도있는 장식을 완성했다. 푸른빛 유색이 마치 옥을 까아 만든 듯 하다. 고려 왕실에서 사용한 문방구로 여겨진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고려 청자 중에는 붓꽂이, 물을 담는 연적, 벼루, 도장 등 다양한 문방구들이 있다. 그 중 벼루에 물을 공급하는 연적이 가장 많으며 상형청자로서 조형미가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
청자 문방구,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시와 문장 짓기를 즐겼던 고려의 문인들은 종이와 붓, 먹과 벼루 등 다양한 문방구를 곁에 두고 아꼈다. 붓꽂이, 먹물 담는 항아리, 벼루, 도장 등 청자 문방구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청자 문방구 중 벼루에 물을 공급하는 연적이 가장 많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하늘의 솜씨로 빚은 상형청자
비색청자는 아름다운 비취색을 띤 절정기 고려청자를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뛰어난 조형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상형청자는 비색청자의 으뜸이다. 상형청자란 각종 식물, 동물, 인물 등의 모양을 본떠 만든 청자라를 말한다.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청자 사자모양 향로>를 가리켜 ‘산예출향 역시 비색이다. 위에는 사자가 웅크리고 있고 아래에는 연꽃이 떠받치고 있다. 가장 정교하고 빼어나다.”라고 하여 고려 상형청자의 조형미와 아름다운 비색을 극찬했다. 고려 상형청자의 소재는 다양하다. 식물을 죽순과 석류, 조롱박, 참외 등을 즐겨 표현했다. 동물은 용과 귀룡, 어룡과 같은 상상의 동물을 비롯하여 사자, 원앙과 오리, 원숭이 형태 등으로 만들어졌다. 상형청자는 고려의 우수한 청자 제작 기술과 조형성이 결합하여 완성된 최고의 예술품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출처>
- 안내문, 중앙박물관, 2015년/2023년/2024
- ‘국보 청자 투각칠보문뚜껑 향로’,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국보 청자 어룡형 주전자’,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국보 청자 구룡형 주전자’,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국보 청자 인물형 주전자’,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국보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보물 청자 구룡형 주전자’,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보물 청자 투각연당초문 붓꽂이’,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보물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