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비색청자로 불리는 순청자가 주를 이루었으며 12세기 전반까지 절정기를 이었으며 이후 상감기법이 도입되어 그 빛깔과 함께 예술적 조형미까지 갖추게 되었다. 고려청자에는 상감청자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식기법이 활용되었다. 그릇 표면에 무늬를 파내는 음각 기법, 무늬를 도드라지게 새기는 양각기법, 틀로 무늬를 찍어 내는 압출양각 기법, 무늬 바깥 부분을 도려내어 구멍을 뚫는 투각기법, 붓을 써서 흰 흙으로 무늬를 그리는 퇴화(堆花)기법, 상감청자 표면에 금으로 무늬를 장식하는 금채기법 등이 있다.
흑유 정병과 그릇 받침, 고려 12~13세기
유약의 색이 검은 빛이 나는 자기를 흑유자 또는 흑자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산화철 성분이 많은 유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철유자와 비슷하다. 그러나 철유자는 적갈색을 띠는 반면, 흑유자는 검은색으로 표현되는 차이가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백자 상감모란문 매병'(보물)은 두툼한 아가리를 하고 있으며, 팽배한 어깨부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급격 줄어든다. 몸체는 참외모양으로 6등분하였다. 각면에는 마름모 모양의 선을 상감기법으로 처리하고 그안에 청자 태토로 메우고 붉은색 자토와 흰색백토로 모란, 갈대, 버드나무 등을 상감하였다. 몸체의 기형은 중국 북송의 영향을 받았으며 볼륨감있는 고려 청자 매병과 북송 매병 양식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감청자는 끝이 뾰족한 도구로 무늬를 새긴 후 그 파인 부분을 흰흙이나 붉은 흙으로 메우고 유약을 입혀서 구우면 흰흙은 흰색으로 붉은 흙은 검은색으로 무늬가 나타나는 청자이다.
백자 상감 모란.버들.갈대무늬 매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고려백자는 고려청자와 형태.무늬.장식 기법이 같으며 같은 가마에서 함께 구워졌다. 마름모 모양으로 백자 매병의 바탕면을 파낸 뒤 이 부분을 청자의 바탕흙으로 메우고 모란.갈대.버들 등을 상감했다. 고려백자와 청자가 섞여 있는 보기 드문 예로, 창의성이 돋보인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철유 상감 항아리와 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철유자(鐵釉磁)는 산화철 성분의 유약을 입혀서 구워 낸 자기로, 전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표면에 무늬를 새긴 뒤 흰 흙으로 메워 넣고 그 부분을 제외한 그릇 전체에 철유를 발라 구웠다. 적갈색의 유색과 흰 흙이 선명한 대조를 이루어 장식 효과가 크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투각청자는 무늬의 바깥부분을 도려내어 만드는 청자이다. 작업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12세기 전성기 청자에서 많이 나타난다.
청자 투각 주자와 베게,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투각 기법은 바탕면을 도려내어 무늬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장식 효과가 화려하고 뛰어나지만, 그릇을 건조하고 굽는 과정에서 실패율이 높다. 실용성 외에도 화려한 장식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고려인의 다양한 미감을 엿볼 수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토와 백토, 자토를 반죽하여 그릇을 성형한 뒤, 투명한 청자유약을 입혀 구워내면 세가지 흙색이 섞여 대리석과 같은 무늬를 나타낸다. 이러한 무늬를 연리문이라고 한다.
청자 연리무늬 잔과 합,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청자의 바탕흙과 흰 흙, 붉은 흙을 함께 반죽하여 그릇을 만들고 투명한 청자 유약을 입혀 구우면 세가지 흙이 섞여 대리석과 같은 무늬가 나타난다. 이러한 자기를 ‘연리문 자기’라고 한다. 중국과 달리 바탕흙의 색감 표현이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 퇴화초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및 승반'(보물)은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퇴화기법으로 초화문(草花文)이 그려진 주자(注子)와 장식분양이 있는 승반이다. 흰흙(白土泥)과 붉은흙(赭土泥)을 이용해서 그린 초화문은 자유로운 필치와 강렬한 느낌이 살아 있다. 간결하면서 세밀하게 그려진 퇴화기법의 특징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퇴화청자는 붓을 이용하여 무늬를 그리는 점에서는 철화청자와 같다. 다른 점은 안료를 그릇 표면에 두껍게 발라서 무늬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청자 퇴화 주자와 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보물(주자)
퇴화 기법은 흰 흙과 붉은 흙을 물에 개어 붓으로 표현한 장식 기법이다. 붓질 흔적이 남아 있어서 회화성이 돋보인다. 중심 무늬를 대담하게 그려서 흑색의 대비를 극대화하거나 둥근 점을 찍어서 보조 장식만 하는 경우도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음각 기법은 조각칼로 바탕면에 무늬를 새긴다.
압출양각 기법은 무늬 틀로 찍어서 무늬를 만든다.
양각기법은 바탕면을 파내어 무늬가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다
철화청자는 산화철 성분 안료로 무늬를 그리고 유약을 입힌 청자이다. 철화청자에는 사물의 특징을 간결하면서 생동감있게 묘사한 예들이 많다.
청자 철화 병과 매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철화 기법은 붓을 이용하여 산화철 안료로 무늬를 그리는 것이다. 철화청자는 전라남도 해남 진산리 가마에서 주로 만들어졌으며, 강진 사당리에서도 무늬가 아름다운 작품이 제작되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금채청자는 상감청자의 유약 표면에 선을 새기고 금을 붙인 청자이다. 접착제를 사용하여 금분(金粉)을 발랐을 것으로 여겨진다.
청자 상감.금채 원숭이무늬 항아리, 고려 13세기 후반 ~ 14세기, 경기도 개성 고려 궁궐터 출토
금채 기법은 완성된 도자기의 유약 표면에 붓으로 금을 그리고 약 700 ~ 800℃로 다시 굽는 장식 기법이다. <고려사>에는 1297년 원나라에 금으로 채색한 옹기를 보냈다는 기록과 사신 조인규가 원나라 세조에게 ‘화금자기’를 선물했다는 내용이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동화청자는 구리성분 안료를 사용하여 무늬를 그리고 유약을 입혀서 구워낸 적갈색 무늬의 청자이다.
청자 동채 잔과 받침.합,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동채 기법은 구리 안료를 그릇 전체에 발라 짙은 갈색을 표현하는 장식 기법이다. 구리 안료는 높은 온도에서 휘발되기 때문에 다루기 어려운 재료였지만, 고려의 장인들은 청자와 동채 기법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청자 상감동채모란문 매병'(보물)은 고려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높이 34.6cm의 매병이다. 몸통의 3면에 모란을 크게 상감한 후 꽃잎에 구리 안료를 덧칠하여 불게 피어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어깨가 풍만하고 허리곡선이 매끄러운 고려청자 매병의 조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체를 3부분으로 나누고 밑부분에 연꽃잎을 두르는 것은 12세기 전반 순청자 매병의 특징이다.
청자 상감.동화 모란무늬 매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보물
매듭이 달린 보자기를 덮은 것처럼 어깨를 장식했다. 모란무늬의 꽃잎에 구리 안료를 덧칠하여 마치 꽃잎이 붉게 피어나는 듯 화려한 느낌을 더했다. 매병의 부드러운 형태와 장식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화려하면서도 품격 있는 고려청자가 완성되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청자 철채.퇴화 구름.학무늬 매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철채청자는 그릇 전체에 산화철 안료를 바르고 청자 유약을 입힌 것으로, 검은빛이 나서 흑유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청자의 바탕흙과 유약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릇은 검은색이어도 청자로 분류한다. 어깨 부분에 학과 구름을 퇴화 기법으로 그려 넣었다. 바탕과 무늬의 흑백 대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출처>
- 안내문, 중앙박물관, 2015년/2023년/2024
- ‘보물 청자 상감동채모란문 매병’,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보물 백자 상감모란문 매병’,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
- ‘보물 청자 퇴화초화문 표주박모양 주전자 및 승반’,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