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 ~ 1185년)는 일본 간무 천황이 헤이조쿄(平城京, 나라시)에서 헤이안코(平安京, 교토부)로 천도한 794년부터 가마쿠라막부가 세워질 때까지 약 390년간을 말한다. 헤이안시대에는 당나라 유학을 통해 전해진 밀교인 진언종과 천태종이 크게 유행하면서 일본적인 불교가 자리잡았으며 가마쿠라 시대에는 정토종과 선종이 널리 퍼졌다.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불교가 사회의 중심이 되었으며 개인적인 신앙이 귀족들 사이에 유행하고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일본적인 미의식을 보여준다. 무사세력이 정권을 잡았던 막부정권 시대에는 선종 불교가 자리잡으면서 화려함과 우아함을 보여주었던 이전시대와는 달리 소박하면서도 단순함을 보여주는 조형미가 선호되었다. 국제적인 성격을 보여주었던 아소카.나라시대 문화와는 달리 일본적인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의보주如意寶珠는 불교에서 신령스러움과 기묘함을 표한하는 보물구슬이다. 인도 신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불교에서는 이것을 가진 자들의 모든 수원을 성취시켜준다는 설이 전한다. 건축물의 끝부분에 주로 배치되며 난간, 수미단과 같은 불당 안 구조물에서 사용된다. 한반도에서는 석탑 상륜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기단의 연화대좌 위에 윤보를 올기고 그 위에 오고저를 세운 뒤, 원 모양 속 연화대좌 위에 사리가 들어있는 화염보주를 둔 특이한 형식의 사리용기입니다. 밀교에서 기도를 드릴 때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사리란 석가모늬의 유골을 말합니다. 인도에서는 석가의 열반 후, 사리를 용기에 담아 예배하였습니다. 이 관례는 불교를 신앙하는 각지로 펴져, 크기가 작은 돌을 유골로 삼아 예배가 행해졌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다리의 난간 등에 다는 기보시(보주 모양의 장식)와 닮은 형태로 내부는 텅 비어 있습니다. 경총(경전을 묻은 무덤)에 경전을 매납했던 경통으로 추측됩니다. 교토 구미하마 만의 간논야먀 산(관음산)에서 출토되었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보주寶珠
보주는 어떠한 염원도 들어준다는 보배로운 옥으로 여의보주라고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석가의 유골인 사리와 연관 지어지며 신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끝부분이 뾰족하여 양파와 같은 구 형태가 특징입니다. 보주는 불교 도구에 국한되지 않고 건축물의 꼭대기 및 다리의 난간, 수미단과 같은 불당안의 건조물에도 차용되어 기보시(의보주)라고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주의 형태를 본뜬 사리용기와 밀교의 법구, 석가의 가르팀을 기록한 경전을 보관한 용기 등 다양한 형태의 보주를 전시합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사경은 공덕신앙의 형태로 글자를 그대로 베껴 쓴 경전을 말한다. 본래는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목판본 등 인쇄가 발달하면서 공덕의 의미가 더 중시되었다.
<문수사리불토엄정경>은 중생 구제에 응하는 문수보살에 관한 경전입니다. 다이라 노 요리모리가 발원한 경전으로 전해져 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경전의 한 글자 한 글자를 부처로 간주하여 보탑 안에 글자를 하나씩 필사한 것입니다. 여행에 보탑을 10개씩 운모로 찍어냈습니다. 교토의 우즈마사에 있는 고류지 절에서 전해져 내려와 ‘우즈마사기레’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감색 종이에 은니로 선을 긋고 그 안에 보탑을 그리고 경문을 필사했습니다. 1163년 6월에 신사이가 자신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발원한 것으로 발원의 목적과 연기가 뚜렷한 원정기(상황이 정무를 보던 시기) 일자보탑경의 유례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천인이 사는 끝없는 쾌락의 세계인 천도에도 고뇌는 있으며, 결코 안락한 세계는 아닙니다. 육도 중에는 안락한 세계가 없고, 서방 정토에 가기를 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지옥에서 염라대왕이 죄인에게 말하기를, 지옥에 오게 되는 죄는 자신이 짓는 것이므로 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육도의 세계를 떠나게 될만한 행동을 행해야한다고 합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대당서역기>로부터 인용한 이야기입니다. 한 은사가 어떤 열사에게 신선술을 익히게 하기 위해 긴 탈을 들게 하고 날이 밝을 때까지 한 마디도 말하지 말도록 했지만, 날이 밝기 직전에 목소리를 내고 말아 허사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은사 이야기의 뒤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열사는 꿈속에서 자신이 죽임을 당하는 순간에도 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환생하여 대바라문의 집에서 태어난 뒤로도 언제나 은사의 은혜를 생각하며 소리를 내지 않고 살았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이를 죽이겠다는 아내를 말리려다가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늘 마음을 수양하지 않으면 큰일이 성사될 때(임종) 그것을 방해하는 일이 생겨남을 비유한 것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헤이안시대 중반 무렵, 승려 겐신이 극락왕생의 방법과 육도의 모습을 서술한 책 <왕생요집>을 두루마리 그림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비단에 그린 점과 글이 그림 뒤에 배치된 점 등 일반적인 두루마리 그림과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불교 미술, 헤이안 ~ 무로마치시대
이 전시실에서는 8세기 말부터 16세기 말에 걸친 일본의 불교 문화 관련 작품을 전시합니다. 아스카시대(593~710)의 호족들이 이끌었던 불교 문화는 나라시대 (710~794)에 들어 천황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의 주도하에 전국으로 펴져 나갔습니다. 헤이안시대(794~1192)에 이르러서는 개인적인 신앙이 궁정 귀족들 사이에도 유행하였고, 풍부한 재력으로 뒷받침된 고도의 기술과 높은 미의식에 의해 섬세하고 우아한 조형이 탄생하였습니다. 헤이안시대 전기에는 당나라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점차 그 영향을 벗어나 일본적인 미의식이 생겨났습니다. 나아가 무사 정권이 성립되는 가마쿠라시대(1192~1333)에는 우아함과 화려함보다는 현실성과 명료함, 약동감이 있는 조형이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불교는 시대가 지남에 따라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도와 점차 융합되었고, 민간 신앙 등을 받아들여 다양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이처럼 오랜 기간에 걸친 일본 불교 문화의 큰 변화 속에서 불교와 관련된 그림, 서예, 조각, 공예 작품이 탄생하였던 것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만다라曼茶羅는 다양한 개체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원래 힌두교에서 생겨난 것이지만 불교에서도 사용된다. 주로 힌두교의 밀교와 불교의 밀교에서 수행할 때 보조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불교 밀교에서 사각형 또는 원형의 흙으로 만든 단을 만들고 그 위에 불상이나 보살상 등을 놓고 수행의식을 행하는데 이 단壇을 만다라고 한다.
연화대좌 위에 ‘아阿’자가 놓여 있습니다. ‘아’자는 만물의 시작이자 근본을 의미하는 단어로 밀교에서는 본질을 의미하는 단어로 중요시했습니다. 이 그림은 ‘아’자를 마음에 새기는 수행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쇼토쿠 태자(聖徳太子)는 일본 아스카시대 황족이자 정치가이다. 섭정을 맡아 정치해를 행했는데 법을 제정하는 등 일본 정치체제를 확립한 인물이자 불교을 보급시켜 융성시킨 인물로 추앙받는다.
쇼토쿠 태자가 건립한 것으로 전해지는 간논지 절에서 소장하던 작품입니다. 태자의 업적을 위에서 아래로 연대순으로 나타냈습니다. 나카노에노 황자와 나카토미 노 가마타리의 소가 노 이루카의 암살에 관한 장면이 표현된 점이 특징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쇼토쿠 태자의 불교 스승인 승려 혜자는 고구려로 귀국하게 됩니다. 두 사람은 이별을 슬퍼하며 극락정토에서 재회할 것을 약속합니다. 이후 태자의 죽음을 들은 혜자는 이듬해 같은 날에 사망합니다. 쇼토쿠 태자가 44세 때의 이야기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쇼토쿠 태자의 업적을 그린 두루마리 그림의 일부로 태자와 그의 애마인 구로코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태자를 놀라게 한 구로코마는 낙심하고 식음을 전폐합니다. 태자는 시종을 보내 위로의 말을 전하고, 구로코마는 다시 활기를 찾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십이천은 여덟 방위와 하늘, 땅 그리고 낮과 밤의 시간과 공간을 지키는 신이다. 지천地天은 왼손에 꽃이 든 그릇을 들고 있다. 힌두교 대지의 여신 부미(Bhumi)에 해당한다.
십이천은 10 방위에 해와 달이 추가된 것으로, 밀교의 공간을 수호하는 신입니다. 지천은 인도 신화 속 대지의 여신 프리티비를 가리키며, 대지(아래쪽 방위)를 관장합니다. 왼손에 꽃을 담은 유리 사발이 있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고야산 기슭에 있는 니우쓰히메 신사에 모셔진 네 신을 그린 작품입니다. 그림 속 흰 개와 검은 개는 네 신 중 하나인 고야 명신이 데리고 있는 개들로 승려 구카이를 고야산에 안내했다고 합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고보대사(弘法大師) 구카이(公海, 774 ~ 835년)는 일본 헤이안 시대의 승려이다. 사이초(最澄)와 함께 견당사로 당나라에 건너가 공부했다. 일본 진언종을 열었으며, 천태종을 열었던 사이초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고승을 추앙받고 있다. 통일신라 원효나 의상과 비슷한 위상의 인물들이다. 고야산에서 입적했다.
구카이의 배후에 만개한 벚꽃이 핀 산에서 석가여래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구카이가 사누키의 고가쿠산에서 수행하던 중에 석가여래가 나타났다는 전설에 입각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젠쓰지善通寺 절의 초상’이라고 부릅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봄을 맞이하며
나날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요즘입니다. 봄을 기다리며 불교와 관련이 깊은 연꽃과 벚꽃이 표현된 작품 및 봄과 관련된 작품을 소개합니다. 쇼토쿠 태자의 생애를 그린 <쇼토쿠 태자 그림 전기>에는 쇼토쿠 태자의 업적을 표현한 다양한 장면에 표현된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젠쓰지 절의 초상’이라고 부르는 구카이의 초상화, <고보대사 초상>에는 오른쪽 상단의 석가여래가 등장하는 산에 만개한 벚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방위를 수호하는 십이천을 그린 불화 중 ‘지천’상은 연꽃을 가득 담은 그릇을 왼손에 들고 있습니다.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출처>
- 안내문, 도쿄국립박물관, 2024년
- Wikipedia,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