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는 화려한 은제 공예품이 많이 만들어지는 한편, 민간에서 모두 청동그릇을 썼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금속공예가 전성기를 이루었다. 조선시대는 철이 공예품의 재료로 새롭게 등장하였다. 철에 은과 구리를 입사하여 만든 화로, 촛대, 담배합 등은 견고한 실용성을 바탕으로 금속공예의 새로운 미의식을 보여준다.

표주박모양 병은 중국의 오대 이후 북방지역에서 11세기에 유행했고, 고려시대에도 제작했다. 이 병은 타출기법의 은제품을 모방하여 만든 금동 표주박모양 병이다. 여백에 장식된 꽃무늬 등은 타출 표형병과 유사하게 보이지만 돌출된 부분이 적어 장식적 효과는 다르다. 이 고리는 은으로 제작하여 타출기법으로 만든 후 도금했다. 여덟장의 꽃잎이 있는 꽃모양이다. 타출 기법으로 돌출된 부분이 많은데도 일부를 더 튀어나오게 하여 장식성을 극대화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은입사로 장식한 철로 만든 쟁반으로 박쥐 무늬로 장색했다. 박쥐 복蝠자가 복 福자와 음이 같은 이유로 복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박쥐 무늬가 일상 생활용품에 많이 활용되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청동거울은 겉면을 잘 다듬고 문질러서 얼굴을 비치게 하고, 뒷면에는 여러 가지 무늬와 상서로운 글을 새겨 넣어 만든다. 삼국시대까지의 청동 거울은 무덤 등 특수한 지역에서 출토되어 의례 용품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가 되며 청동거울은 일상 생활 용구로서 그 쓰임새가 크게 늘어난다. 쌍용무늬 거울, ‘황비창천’을 새긴 거울, 신선무늬 거울 등이 이때에 많이 만들어졌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일반 생활 금속공예품으로는 각종 화장 그릇이나 담배합 등이 남아 있으며, 이곳에 칠보나 오동을 입사하여 색채 효과를 살리고 있다. 무늬 표현에 있어서도 불교적 무늬보다는 부귀.장수.복을 비는 도교적 성격의 십장색, 신선, 수복 무늬 등이 즐겨 사용되었다. 특히 담배합이 많이 전하는데 당시의 담배는 담뱃잎을 잘게 썰어 이를 담뱃대에 넣어 피웠기 때문에 썬 담배를 담는 담배합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담배합은 직사각형의 육면체모양으로 만들어졌고, 원형의 담배합도 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은과 구리로 표면에 입사 장식을 한 철제 화로이다. 소나무 아래에 있는 사슴 한쌍, 대나무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두 마리의 학, 둥근 해가 뜬 망망대해에 나란히 떠 있는 거북 한 쌍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들은 십장생도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로서, 장생불사를 기원함과 동시에 쌍을 이룬 다정한 동물로부터 부부 금술을 은유하는 백년해로의 이미로 각종 그림이나 공예품에 자주 사용된 소재들이다. 뚜껑에는 팔괘와 박쥐 등의 무늬가 있고, 번개무늬와 연환무늬 등의 연속무늬로 외곽선과 바탕을 장식하였다. 철제 화로에 쪼으기 기법으로 무늬를 장식하였는데, 선과 면을 적절히 섞으면서 은과 구리로 색채의 변화를 주어 장식적인 효과를 더하였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금속에 새긴 화려한 문화
금속공예는 광석에서 추출한 금, 은, 동, 철 구리 등을 재료로 생활용품이나 장식품을 만드는 공예입니다. 금속은 열을 가하면 두드릴 때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서 세련되고 정교한 공예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고대국가의 금속 공예품은 계급과 신분을 명확히 구분하고 드러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정교한 기법으로 제작된 고려의 금속 공예는 화려하고도 귀족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빈다. 조선의 금속 공예품은 형태가 단순하고 자유분방하며, 화려함보다는 실용성과 소박함이 느껴집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지승공예는 전통 공예 기법 중 하나로, 한지韓紙를 꼬아서 끈을 만들고, 그 끈을 엮거나 감아 다양한 생활 용품이나 장식품을 만드는 공예이다. 지장공예는 종이를 이용해서 물건을 만드는 공예를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품질 좋은 종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물건들을 만들었으며 그 수준 또한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승 공예는 우리말로 노를 엮는다는 뜻으로 ‘노엮개’라고도 한다. 한지를 좁고 기다할게 오려 실이나 새끼처럼 꼬아서 종이끈을 만든 뒤 이것을 엮어 여러 가지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다채로운 표현을 위해 색지나 검은 물을 들인 종이를 함께 넣어 엮기도 하고, 형태가 완성된 뒤에는 채색을 하여 꾸미기도 했다. 콩물이나 감물을 먹이거나 옻칠을 하여 물에 젖지 않고 견고해지도록 했다. 조선후기에는 제기류, 돗자리, 화병, 찻상 망태기, 지갑류, 그릇류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을 지승 공예로 만들어 사용했다 <승정원일기>에는 “근래 도민이 종이신발을 즐겨 신으므로 만들어 파는 일을 업으로 삼는 자가 심히 많아 사대부가의 서책을 잃어버리는 폐단이 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방구 부채와 접는 부채
부채는 더위를 쫓고 햇빛을 가리는 피서 도구로, 방구 부채와 접는 부채로 나눌 수 있다. 방구 부채는 채살에 깁이나 비단 또는 종이를 붙여 만든 둥근 형의 부채이다. 접는 부채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부채살에 종이를 붙여 만든 것이다. 그림과 글씨를 다양한 모습의 부채에 그려 넣음으로써 예술적 품위까지 갖추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지장 공예 기법으로 만든 종이함이다. 지장 공예는 두꺼운 배접지나 목재 골격으로 기본 형태를 만들고 안팎으로 한지를 여러 겹 발라 만들었다. 종이만 발라 콩물이나 감물, 옻칠 등으로 마감하기도 하고, 그 위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 마무리하기도 했다. 색지로 옷을 입히고 여러 가지 무늬를 오려붙이는 방법이 지방 공예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한지를 여러 겹 붙여 두껍게 만들어 사용하는 방법으로 만든 공예품은 표면에 옻칠이나 색칠을 하면 가죽과 같은 질감이 된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한지, 천년을 가는 질기고 강한 종이
채취한 닥나무 껍질을 알칼리성인 잿물로 삶아 닥 속에 있는 불순물 등을 제거하고 황촉규액(닥플)을 접착제로 사용하여 만든다. 닥나무 껍질은 질긴 속성을 가지고 있을 뿐더러 잿물이나 황촉규액을 사용함으로써 제작 과정 중 섬유가 손상되지 않아 질긴 종이를 만들 수 있다. ‘고해’방식 역시 두껍고 질긴 한지를 만드는 비결이다. 중국의 전통 종이인 화지와 일본의 전통 종이인 화지도 한지에 비해 쉽게 찢어지고 탄력이 적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종이에 담은 일상
한지 공예는 민간에서 발달한 실내 문화로, 종이 한 장도 소중히 여기며 되풀이하여 사용한 우리 조상의 생활 정신과 검소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질기고 부드러운 한지의 질감과 색상은 우리 민족의 심성과도 잘 어우러집니다. 한지 공예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종이를 꼬아 만든 지승공예, 다양한 문양의 색지로 앞면을 장식하는 지장공예, 그리고 종이 낱장을 여러 겹 붙이거나 종이를 이겨 골격을 만드는 지호 공예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목공예는 나무를 소재로 생활용품, 가구, 장식품, 예술품 등을 만드는 공예이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 가장 오래된 공예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목공예품은 정교한 조각이나 화려한 칠을 멀리하고 짜임과 이음 기법으로 목가구를 제작했다.

부엌가구 중의 하나인 찬장은 식기나 음식 등을 보관하는 수납용 가구이다. 그릇을 포개어 보관하기 때문에 그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튼튼하고 안전한 구조가 필수적이었다. 단층 뒤주장에는 양념, 그릇, 음식물 등을 보관하였다. 다리를 만들어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차단하고 통풍이 원활하도록 하였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거울을 경사지게 세워 앉은 자세에서 얼굴을 비추어 볼 수 있도록 하였고 화장품, 빗, 빗치개, 뒤꽂이 등을 넣어두는 서랍을 설치했다. 화장을 할 때만 잠시 거울을 꺼내 보고 평상시에는 뚜껑을 닫아 거울이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특히 여성용이 경우 나전이나 화각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대 역시 뚜껑과 몸체 사면 모두 나전으로 장식되었다. 뚜껑은 쌍학과 천도를, 앞면 서랍은 귀갑무늬를, 양 옆면은 물고기와 꽃, 뒷면은 대나무무늬를 사용했다. 장석을 사용하여 화려한 느낌을 더욱 강조하였는데 조선 후기 여성 가구의 장석은 이처럼 장식성을 높이는 기능도 가지게 되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빗접은 머리 단장 도구인 퇴발낭, 빗, 빗솔, 빗치개 등을 보관하는 가구이다. 나무로 만든 상자에 옻칠을 하고 뚜껑 윗면과 몸체에 나전으로 칠보, 수복 글자, 학과 소나무, 꽃과 나비, 매화와 새 등의 다양한 무늬를 장식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나무에 담긴 삶의 숨결
목공예는 나무로 만드는 공예품입니다. 나무의 다양한 색과 무늬는 여러 가지 질감을 보여주며, 따뜻하고 친근감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목공예품은 아름답고, 간결하고, 비례가 뛰어나며, 자연 나뭇결이 잘 살아 있는 등 단순하고 소박하면서도 품격이 있습니다. 정교한 조각이나 화려한 칠을 멀리하고 짜임과 이음 기법으로 목가구를 제작했습니다. 결합 부위에 힘을 더하는 장석도 꼭 필요한 경우나 나무의 질감을 강조해야 할 때만 사용했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괁, 2023년)


사당, 제사 가구
효를 중시하는 우리나는 돌아가신 이의 명복을 비는 제사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제례 가구는 신주를 모시는 감실, 신주를 모시는 주독, 신주를 올려놓는 교의, 제사상, 향로상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용도에 충실하면서도 검소하게 제작되었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소반은 그릇 등을 이동하기 위해 만든 작은 상입니다. 부엌에서 만든 음식을 식기에 담아 이동을 하는데 편리하도록 가볍고 낮게 만들었습니다. 주로 나무를 깎아 만들고 옻칠이나 자개로 표면을 장식하기도 하며 지역과 용도 등에 따라 여러 형태로 제작되었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전주장은 전주 지역에서 제작된 목가구로 장과 반닫이의 형태가 결합된 가구입니다. 튼튼한 느티나무, 소나무나 나뭇결이 아름다운 먹감나무를 주로 사용하였고, 제비초리, 불로초, 보상화, 만자 모양 등의 금속으로 장식했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안방은 여성들이 자녀를 기르고 집안 살림을 이끌어 나가는 곳으로, 온화하고 안정된 분위기로 꾸며졌습니다. 안방 가구는 나뭇결이 아름다운 느티나무, 먹감나무, 물푸레나무가 주재료로 사용되었고 나전이나 화각으로 장식하여 밝고 따뜻한 느낌을 자아내었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조선시대 사대부 남성이 거처하는 사랑방은 학문을 연마하는 곳이자 예술 활동의 공간이었습니다. 사랑방은 주인의 안목과 격을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선비들은 부귀를 나타내는 화려함을 속된 것으로 여겨 사랑방 역시 검소하면서도 깔끔한 멋이 나도록 꾸몄습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공예, 일상을 꾸미다
공예는 생활과 예술, 과거와 미래를 잇는 매개체입니다. 장인들은 오랜 시간 동안 쌓인 기법을 익혀 새롭게 발전시키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금속공예품은 종교와 일상이 만난 예술이며, 목가구와 나전칠기 등은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춘 조형물입니다. 자수공예품은 조선시대 여성들의 손길로 만든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매체이자 생활 도구입니다. 한지 공예품은 한지로 생활 소품과 장식품을 소박하면서도 실용적으로 만들어 실용미와 자연미가 잘 어우러집니다. (안내문, 국립전주박물관, 2023년)
<출처>
- 안내문, 전주박물관, 2023년
-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