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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특별전, 스투파의 숲] 사리를 모신 스투파

스투파는 불교에서 석가모니나 고승들의 사리나 유물, 경전 등을 봉안한 반구형의 구조물이다. 인도에서 유골을 보관하던 무럼에서 유래했으며 석가모니 사리를 모신 이후 불교에서 중요한 건축물로 발전했다. 구조는 기단, 반구형 돔, 첨탑, 햇빛가리개 용도의 구조물, 최상단 보주로 구성된다. 불교 신자들에게는 석가모니의 존재와 가르침을 상징하는 신성한 대상이다. 신자들은 스투파를 시계 방향으로 도는 예배 행위를 통해 공덕을 쌓고, 깨달음의 길을 되새긴다.

<기본이 아름다운 스투파, 기원전 1세기, 텔랑가나 둘리캇타, 인도 카림나가르고고학박물관>

스투파는 무덤처럼 돔을 높이 쌓아 올리고 주변에 벽을 둘러 장식합니다. 그리고 돔 가장 윗부분에는 햇빛 가리개를 세웁니다. 이 조각은 이러한 스투파의 기본 구조를 보여줍니다. 아무런 장식도 없는 사각형 위에 반듯한 반원이 올려져 있습니다. 그 위로 햇빛가리개가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도형인 네모와 동그라미로 이루어진 단순한 모양입니다. 아름다우면서도 대지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단단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 조각으로 장식된 스투파는 사타바하나 왕조의 중심지였던 ‘둘리캇타’라는 곳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은 아름다웠을 스투파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인도 남부는 불교의 중요한 중심지로, 특히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는 고대 불교 유적과 스투파가 다수 존재한다. 이 지역의 스투파는 독특한 건축 양식과 예술적 표현으로 유명하며, 불교 예술과 건축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안드라 프라데사 스투파에는 네 방향에 아야카 플랫품이라 플랫폼이 있으며 각가 다섯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다. 스투파의 외벽에는 석가모니의 생애와 설화 등을 표현한 정교한 부조 조각이 새겨져 있다.

<코끼리의 경배를 받는 스투파, 1세기 말, 안드라프라데시 아마라바티, 영국 영국박물관>
<옆면>

작지만 아름답게 조각된 스투파가 보이나요? 그 옆에는 스투파보다 큰 코끼리 두 마리가 있습니다. 코끼리들은 긴 코에 꽃을 걸고 다가와 앞다리를 구부려 절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세 개인 나가 두 마리도 보입니다. 나가들은 서로 얽혀 있고, 둥근 스투팔르 감싸고 있습니다. 사람은 물론, 동물인 코끼리와 뱀도 스투파를 지키며 경배하는 모습입니다. 좁은 쪽에 새겨진 약샤는 머리 위로 뭔가를 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기둥을 받치는 돌의 한쪽 모서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손대고 싶은 스투파, 기원전 2세기 후반경, 마디아프라데시 바르후트,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

3단의 울타리 너머로 둥근 지붕의 스투파가 보입니다. 스투파의 크기는 매우 다양한데 돔 지름이 50미터에 이르는 것도 있습니다. 참배하기 위해 스투파를 찾아온 사람들은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스투파를 한 바퀴 돌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스투파 안쪽에 모셔진 사리의 신비한 기운을 느끼기 위해 자연스럽게 스투파의 손을 대고 싶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옛 인도인들은 손에 동물의 피나 백단나무의 향을 묻혀 스투파에 손자국을 남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석가모니에게 백단나무 향을 바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석가모니의 사리를 담은 스투파, 1세기경, 안드라프라데시 두파두, 인도 아마리바티유적센터박물관>

머리가 세 개 달린 뱀인 ‘나가’ 두 마리가 스투파를 지키고 있습니다. 스투파의 정면에는 석가모니의 사리를 담은 단지가 보입니다. 왼쪽에는 나무 아래 빈 대좌가 있고 오른쪽에는 수레바퀴가 놓여 있습니다. 나무 밑 빈 대좌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밑의 자리를 뜻합니다. 멈추지 않고 구르는 수레바퀴는 영원히 빛날 태양과 같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나타냅니다. 스투파 위로 햇빛가리개가 거대한 나무처럼 자라고 풍요의 항아리에서 연꽃 넝쿨이 쏟아집니다. 석가모니의 사리를 담고 있는 스투파의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머리 다섯 달린 뱀이 지키는 스투파, 1세기 후반, 안드레프라데시 마마라바티, 영국박물관>

스투파의 정면에 머리가 다섯 개 달린 뱀 ‘나가’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나가는 물속에 사는 사나운 신이었습니다. 하지만 석가모니의 가르침에 감명받아 불교를 믿고 스투파를 지키게 됩니다. 스투파 위로는 보리수가 자랐습니다. 보리수는 석가모니의 깨달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나무입니다. 물은 생명의 기본입니다.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신 스투파를 물속에서 솟아오른 나가가 지켜주어 깨달음의 나무가 잘 자랐을지도 모릅니다. 스투파는 석가모니의 유골을 모셔둔 무덤이지만, 죽음의 끝의 공간이 아닙니다. 물이 샘솟고 나무가 자라는 생명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산치 스투파 스케치, 프레드릭 메이지, 1849~1951년, 영국 개인소장>
<산치 스투파 스케치, 프레드릭 메이지, 1849~1951년, 영국 개인소장>
<산치 스투파 스케치, 프레드릭 메이지, 1849~1951년, 영국 개인소장>
<산치 스투파 스케치, 프레드릭 메이지, 1849~1951년, 영국 개인소장>
<산치 스투파 스케치, 프레드릭 메이지, 1849~1951년, 영국 개인소장>

19세기 영국의 인도 고대 불교유적 조사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은 알렉산더 커닝햄입니다. 그는 산치와 바르후트 등 인도의 대표적인 스투파 유적을 조사했습니다. 지금처럼 사진을 찍을 수 없었던 당시에는 자세한 스케치를 남겨 기록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시된 그림은 커닝햄과 함께 산치 스투파 조사에 참여했던 메이지의 스케치 등 일부입니다. 그의 스케치는 후에 제임스 퍼거슨의 전서 <나무와 뱀 숭배: 1세기에서 4세기까지 인도 신화와 미술의 도해>에도 사용되어 남인도 불교미술 연구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석가모니의 상징을 담은 스투파, 1세기경, 안드라프라데시 두파두, 인도 아마라바티유적센터박물관>

꽃으로 장식한 줄이 스투파를 휘감고 있습니다 스투파 위로 나무가 자라납니다. 스투파 앞쪽에는 말 1마리가 보입니다. 아마도 석가모니가 출가할 때 궁을 떠나는 것을 도왔던 말입니다. 왼쪽에는 보리수 나무 밑의 빈 대좌가 있고, 오른쪽에는 작은 스투파가 하나 더 새겨재 있습니다. 이 작은 스투파 안에는 송곳니 같은 것이 있는데, 이는 석가모니의 치아 사리를 의미합니다. 석가모니의 출가부터 깨달음을 얻고 열반에 든 장소, 그리고 그의 사리가 모셔진 스투파까지. 스투파에는 석가모니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스투파, 이야기를 담다
열반에 들기 전 석가모니는 제자들에게 왕이나 성자의 장례 절차에 따라 자신의 시신을 처리하라 미리 일러 두었습니다. 사리를 모신 봉분은 최대한 웅장하게 만들고, 가장 높은 곳에 권위를 상징하는 햇빛 가리개 모양의 산개를 여러 개 겹쳐서 세웁니다. 그리고 참배자들이 돌면서 기도할 수 있도록 3단의 높은 울타리로 스투파를 둘러쌌습니다. 스투파 울타리 안에서 참배자들이 바라보던 풍경은 어떠했을까요? 그들의 눈 앞에는 바로 지금 이곳처럼, 석가모니 이야기가 가득 새겨진 아름다운 조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을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