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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어찰첩(보물), 정조가 심환지에 보낸 편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정조 어찰첩(보물)’이다. 정조가 고위직을 지낸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로 300통에 달하는 다양한 내용의 어찰이 6첩으로 장첩되어 있다. 정조가 심환지를 신뢰하며 정치적 조언을 구하고, 국정 현안을 논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정조가 다른 신하들에 대한 평가나 비판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하며, 심환지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여준다. 심환지(1730 ~ 1802년)는 의정부 영의정 직책을 지낸 인물로 노론 벽파의 지도자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조 사후 이전에 추진한 정책을 전부 되돌려버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 정조어찰첩 6책, 정조, 1800년(정조 24), 종이에 먹, 보물>

왕이 건강 상태를 직접 알려주는 친밀한 사이
정조는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임금의 건강 상태조차도 심환지에게 자세히 알렸습니다. 정조는 몸의 화기 때문에 약도 많이 먹고, 잠들지 못해 답답하다는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로 심환지를 믿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편지를 보내고 13일 뒤 정조는 49세의 나이로 승하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당시의 정치적 현안들을 조정하며 정국을 이끌어 가고자 했던 국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심환지는 노론 벽파의 대표적 인물이며, 정조 말기와 순조 초기의 정국을 주도했다. 정조와는 긴장 관계였고, 정조 사후에는 세도 정치의 길을 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편지에서 정조와 노론 벽파 사이의 긴장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 정조어찰첩 3책, 정조, 1798년(정조 22), 종이에 먹, 보물>

감정 표현이 거침없던 정조
심환지는 정조의 명으로 금강산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이때 한 신하가 정조에게 심환지 흉을 보는 글을 올립니다. 정조는 그 신하를 가리켜 “이 신하는 내면이 충실하지 못하니 참으로 ‘호로자식이다””라고 심환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감정 표현이 거침없던 정조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편지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 정조어찰첩 1책, 정조 1797년 (정조 21), 종이에 먹, 보물>

귀한 음식으로 가르침의 공을 치하하다.
정조는 심환지를 아꼈습니다. 이 편지에는 정조가 심환지에게 전복, 해삼, 문어 등 해산물을 보낸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1797년 5월 심환지는 규장각 제학이라는 높은 벼슬에 있었지만 원자(훗날의순조)가 <소학>을 공부할 때 참석해 원자의 학습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썼습니다. 정조는 이를 고마워하며 귀한 선물을 보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 정조어찰첩 2책, 정조, 1798년 (정조 202), 종이에 먹, 보물>

사직 상소를 사전 모의하다.
정조는 1796년부터 1800년까지 노론 대신 심환지에게 297통의 편지를 보내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정조는 인사 행정을 한 날 밤 심환지에게 관리의 임명이 잘 되었다고 전하는 한편, 그에게 사직상소를 올리도록 지시했습니다. 이틀 후 심환지는 사직을 청했고, 정조는 어쩔 수 없이 이를 허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2. ‘보물 정조 어찰첩’,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