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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하나가 되는 의식

북미 원주민들의 영적인 삶은 자연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공동체적이고 조상과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부족마다 신화와 의례를 발전시켰고, 탈·카치나·그림·춤 등을 통해 영적 삶을 표현했다. 호피족Hopi은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 북동부에 주로 거주하는 푸에블로 계통의 원주민으로, 영적인 전통과 농경 생활을 깊이 간직한 부족이다. 오늘날에도 전통 의례와 카치나 신앙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도 가장 전통 문화를 잘 보존한 부족으로 평가받고 있다.

<85 축복과 생명의 물을 붓는 여인, ‘하하이우티’ 카치나, 호피족, 애리조나주, 1900년대 초, 나무에 칠, 끈>

인류에게 ‘축복과 생명의 물을 쏟아 붓는 여인’이란 의미에서 ‘하하이우티’로 불리는 카치나입니다. 그녀는 식물, 동물, 인간, 그리고 심지어는 지구의 바위까지 모든 생명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존재입니다. 건조한 환경에 사는 호피족에게 물은 매우 중요했기에, 호피족은 이 카치나를 영적인 어머니로 인식했습니다. 호피족은 물과 관련된 이 카치나를 조각하기 위해 시냇가나 물 가까운 곳에서 자라는 미루나무의 뿌리를 사용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86 비를 부르는 카치나, 호피족, 1900년대 초, 조각된 나무에 안료, 깃털, 끝>

이 카치나는 호피족 마을을 방문하는 영적 존재입니다. 호피족은 일 년 중 절반 이상의 시간동안 자신들이 이 영혼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카치나는 비를 부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마을사람들의 특정한 의식이나 일상을 격려하며 호피족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믿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87 독수리 춤을 추는 무용수, ‘시토토’카치나, 호피족, 1932년경, 조각된 나무에 안료, 깃털, 끝>

의식을 치르는 동안 춤을 추는 무용수를 나타낸 것입니다. 조각상은 미루나무 뿌리로 만들어졌습니다. 조각상에 화려하고 강렬한 색을 칠하고 단순한 무늬를 그렸습니다. 호피족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카치나의 영혼을 알려 주기 위해 조각상을 만들었습니다. 또 카치나를 만들면서 사용한 색과 모양으로 물질 세계와 영적인 세계를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호피족의 카치나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88 호피족 소녀들의 수호신, 광대 모양 카치나, 호피족, 1900년경, 나무에 채색>

이 조각상은 흔히 카치나로 알려져 있지만, 호피족은 이를 티투(단수형으로는 티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종종 인형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것은 자비로운 영혼의 존재를 의미합니다. 호피족은 특정한 시기에 소녀들에게 바람직한 행동과 건강한 삶을 북돋기 위해 카치나를 줍니다. 호피족은 수백 개의 초자연적인 존재인 카치나를 갖고 있으며, 각각의 카치나는 호피족의 의식에서 고유한 역할이 있습니다. 카치나는 존재마다 얼굴 모양이 독특해서 그 특징으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89 호피족의 신성한 존재, 코샤레, 호피족의 신성한 존재, 코샤레, 호피족의 엘며 애덤스, 애리조나주, 1980년경, 나무에 칠, 가죽, 벨트>

호피족에게 신성한 존재인 ‘코샤레’, 즉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광대를 표현한 카치나입니다. 광대 카치나의 몸에는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가 있습니다. 뿔에는 옥수수 껍질이 달려 있습니다. 그는 각종 의식과 공동체 모임에서 속임수를 부리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다산을 기원하거나 태양, 비, 옥수수와 관련된 수확 주기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자연과 영적 세계의 가르침을 알리는 데도 사용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0 첫 수확에 감사하고 결혼을 축하하는 니만 의식, 호피족의 프레드 카보토, 1930년대, 종이에 수채>

호피족은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날인 하지에 첫 번째 수확을 끝냅니다. 그리고 “니만 의식’을 치릅니다. 니만 의식은 카치나들이 영혼 세상에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는 시기를 기념하는 의식입니다. 이 그림에서 니만 의식의 무용수는 비와 곡식 수확을 나타내는 옷을 입습니다. 여러 단으로 된 머리 위의 장식은 비구름을, 깃털이 두 개 꼽힌 지그재그 모양은 번개를 나타냅니다. 니만 의식은 그해 결혼한 여성들을 축하하는 의식이기도 합니다. 가운데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을해 결혼한 여성들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1 질병과 적을 막아주는 아파치족 왕관 춤, 치리카후아 아파치족의 엘런 하우저, 뉴멕시코주, 1952년, 종이에 카세인 물감>

아파치족이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사람들이 왕관처럼 생긴 탈을 쓰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들이 입은 독특한 옷과 탈은 ‘산 영혼들’이라는 정령을 나타냅니다. 양손에는 칼처럼 생긴 막대기를 들었습니다. 마을을 질병과 적에게서 보호하려는 이 의식은 오늘날에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2 산일데폰소족의 추수를 기뻐하는 수확의 춤, 산일데폰소족의 아와 치레, 뉴멕시코주, 1930년대, 종이에 수채>

미국 남서부에 사는 산일데폰소족의 추수 기념 의식을 그린 그림입니다. 가운데에는 수확한 곡식과 제물을 담은 바구니가 놓여 있습니다. 여성들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의식을 치릅니다.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장신구를 썼습니다. 하지만 어깨에는 모양과 색이 다양한 덮개를 두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3 호피족의 독수리 무용수, 호피족의 댄 나밍가, 뉴멕시코주, 1995년, 캔버스에 아크릴>

호피족 독수리 무용수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호피족에게 독수리는 육체적 세계와 영적 세계를 매개하는 존재로 강인한 힘을 상징합니다. 그림 윗부분 중앙에는 독수리 무용수 카치나의 머리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위로 뻗은 깃털, 파란색과 빨간색의 기하학적 형태, 그 아래 노란색 부리를 강조했습니다. 작가 댄 나밍가는 힘찬 붓질로 독수리 무용수 카치나의 움직임과 에너지를 담아 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4 나를 지키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 산타클라라족의 특산 스웬첼, 뉴멕시코주, 1994년, 점토, 안료, 섬유, 금속>

오늘날 푸에블로족의 춤에서도 볼 수 있는 ‘코샤레’입니다. 코샤레는 광대 카치나라고도 합니다. 이 코샤레는 자신의 부러진 뿔을 고치는 중입니다. 바늘에 실을 꿰는 데 집중하느라 시선을 하나로 모으고 두 발끝도 모으고 있습니다. 작가는 뿔이 부러진 코샤레가 느끼는 슬픔, 불안, 두려움 또는 뿔을 고치기 위한 집중 같은 보편적인 감정들을 전통적인 카치나의 모습으로 나타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5 무제, 카이오와족의 스티븐 모포프, 1920~1960년, 종이에 과슈>

무용수는 ‘팬시 페더 댄스’의 초기 버전을 추고 있습니다. 1920년대 초 시작되었으며 오늘날 ‘팬시 댄스’라고 알려진 경연 형식의 이 춤은 북미 지역에 사는 부족들 사이로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6 들소와 사슴 춤, 산일데폰소족의 토니타 페냐, 1920년경, 수채>

미국 남서부에 사는 산일데폰소족이 들소, 사슴, 양 같은 동물과 관련해 치르는 의식의 한 장면을 그렸습니다. 들소 가죽을 뒤집어쓴 사람은 화살을 들고 있고 양과 사슴의 탈을 쓴 사람들은 마주보고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7 무제, 카이오와족의 스펜서 아사, 오클라호마주, 1930년경, 종이에 수채>

카이오와족이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무용수가 태양의 춤을 추고 있습니다. 무용수의 몸에는 초승달처럼 보이는 무늬가 있습니다. 초승달은 하늘을 의미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8 촉토족의 볼 댄서, 촉토족의 테리 솔, 1950년, 종이에 카세인>

촉토족의 볼 댄스를 그린 그림입니다. 볼 댄스는 하우덴오쇼니족(뉴욕 북부에 살던 다섯 개 부족의 연합인 이로쿼이 연맹)이 널리 퍼트렸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족장 테리 솔은 1949년 오클라호마대학교를 졸업하고 미술 석사 학위를 처음으로 받은 원주민입니다. 테리 솔은 사람에 집중하면서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9 초자연적 존재를 묘사한 초상 탈, 하이다족,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1800년대 말, 연필향나무에 채색>

의식용 초상 탈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지식이나 역사, 도덕적 교훈의 이야기를 무용수들이 재연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탈은 종종 그들의 신화에 등장하는 특정한 조상이나 동물들, 또는 초자연적 존재를 나타냅니다. 각각의 탈은 그것이 나타내는 존재의 특징과 영혼을 전달하도록 독특하게 디자인되었고, 탈을 쓴 사람은 가면이 묘사하는 모습으로 변하여 육신과 영혼을 이어주었습니다. 이 탈은 하이다족의 조상들이 만났다고 믿는 영적 존재를 묘사한 것으로 포틀래치 의식에 사용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00 숲의 야인 ‘바크와스’ 탈, 콰콰케와크족,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1890년, 연필향나무에 채색>
<101 숲의 야인 ‘바크와스’ 탈, 콰콰케와크족, 1900년대 초, 나무, 물감, 천, 끈 금속>

이 탈은 바크와스 또는 ‘숲의 야인’입니다. 그는 매부리코와 뾰족한 귀에 초록색 몸에는 털이 많습니다. 바크와스는 일반 성인 남성의 반 정도로 작지만 매우 위험합니다. 그는 유령의 나라에 살며, 숲속 인간들의 우두머리이자 익사한 영혼들의 관리자입니다. 바크와스는 숲속에서 길을 잃거나 카누를 타고 홀로 여행하는 누군가를 마주치면, 그를 자신의 수행원으로 끌어들이고자 속이려 듭니다. 바크와스는 여행자에게 연어를 권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썩은 나무나 구더기, 뱀, 도마뱀입니다. 바크와스가 권하는 것을 먹은 사람은 곧바로 유령으로 변해 죽은 자들의 왕국에 합류하게 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02 까마귀 모습을 한 탈, 코콰케와크족, 1800년대 말, 나무, 적삼나무, 삼나무 껍질, 금속, 못, 철사, 물감, 가죽>

까마귀 모습을 한 의식용 탈입니다. 까마귀를 닮은 긴 부리와 위로 솟은 콧구멍, 삼나무 껍질로 만든 술 장식이 있습니다. 콰콰케와크족에게는 까마귀와 사람을 먹는 거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까마귀는 세상의 북쪽에 사는 ‘그왁그왁왈라눅시웨이’라는 새입니다. 까마귀는 ‘바크바크왈라눅시웨이’라는 거인에게 사람을 먹이로 바칩니다. 콰콰케와크족은 의식을 여름(박수스)과 겨울(체체쿠아) 두 시기로 나누어 치루는데, ‘하마트사’ 춤은 초자연적 힘이 강력해지고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는 시기인 겨울에 행해집니다. 하마트사 춤에 사용되는 탈은 ‘세상의 북쪽 끝’에 사는 식인 거인 ‘바크바크왈라눅시웨이’의 초자연적 동반자들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탈을 쓰고 관련된 춤을 추면 씨족의 집 공간과 탈을 쓴 사람 둘 다에 변화가 생긴다고 믿었습니다. 무용수들은 그 존재들로 변하고, 씨족의 집은 세상의 끝에 사는 식인 거인의 집으로 바뀝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03 범고래 모습을 한 탈, 콰콰케와크족,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1900년, 나무, 물감, 면, 가죽>

범고래는 콰콰케와크족 해역에 많이 서식하며 신화에 자주 등장합니다. 콰콰케와크족은 나흘간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 먼 바다의 거대한 집에 범고래가 살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범고래의 집을 본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힘을 얻게 될 것이며, 범고래를 가문의 상징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래 탈은 입, 지느러미, 꼬리가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고래가 물을 뿜는 것을 흉내 내기 위해 독수리 솜털을 내뿜을 수 있습니다. 범고래 탈은 ‘포틀래치’ 의식에서 등장합니다. 포틀래치라는 말은 ‘주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행사를 지켜보는 손님들에게 선물이 주어지는데, 선물을 더 많이 줄수록 주최자의 지위가 높아집니다. 포틀래치 의식은 아이들의 이름을 지을 때, 결혼, 권리와 특권의 이전, 죽은 자에 대한 애도 등 콰콰케와크족의 삶에서 중요한 일들을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탈을 쓴 모습>

하나가 되는 의식
북미 원주민의 일상은 영적인 삶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종교는 부족과 자연을 하나로 이어줬지요. 이들에게 땅은 살아 있는 존재이자 신성한 장소였습니다. 또한 생명이 있건 없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영혼을 가지고있다고 믿었습니다. 원주민들은 자연의 다양한 영들과 관계를 맺는 신화와 의례 과정을 부족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의식을 치르기 위한 탈과 카치나*와 같은 작은 형상들, 의례 장면을 표현한 그림 등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원주민 예술가들은 종교적인 표현의 하나인 춤을 비롯하여 여러 의식의 극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수확과 관련된 의식, 태양 춤을 추는 사람, 질병과 적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의식 등이 그림에 담겼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