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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특별전, 고려 상형청자] 상형토기와 상형청자

2004년 겨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푸른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특별전이 있었다. 상형청자는 고려청자의 예술성과 기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비색 유약과 조형미가 특징이다. 다양한 기종은 실용성과 미감을 동시에 갖추었으며, 고려인의 풍부한 감성이 더해져 독창적인 예술로 발전했다. 고려 청자를 대표하는 형태인 상형청자 중 걸작들을 한번에 모아 살펴볼 수 있었다. 상형청자를 단독 주제로 제작과 향유, 소재와 쓰임, 종교적 맥락까지 체계적으로 조명했다. 삼국시대와 그 이전 상형토기 중 걸작들을 같이 전시해 예술적인 조형미 등을 같이 살펴볼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상형청자 주전자로 용의 머리와 물고기 몸을 가진 동물 모양을 하고 있다. 물을 따르는 부리는 용머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얼굴의 털이나 지느러미 등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몸체에는 비늘이 양각되어 있으며, 앞.뒤로 갈퀴모양의 옆 지느러미가 표현되어 있다.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상형청자로 세밀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자 어룡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국보>

물고기와 용이 결합된 상상의 동물 어룡을 형상화한 주자입니다. 꼬리를 치켜 올려 전체적으로 U자 형태이며 몸체는 부풀어 터질 듯합니다. 눈동자와 이빨에는 안료를 찍어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신령스러운 존재로 인식된 ‘어룡’이라는 소재와 주자에 표현된 화려한 조형성과 위엄은 왕실과 상류층의 권위를 보여줍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상형토기란 일상적인 용기를 단순히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나 동물, 사물 등의 형상을 본떠 만든 토기를 말한다. 새, 말, 인물, 집, 배 등 다양한 존재를 토기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일상적인 생활용기이면서도 주술적.상징적 의미를 지닌 기물로서 무덤의 껴묻거리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현실 세계의 삶을 사후 세계에 이어 주고, 망자를 지켜주며,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상징적 매개체였다고 할 수 있다.

<부엉이모양 토기, 신라 3~4세기, 경북 여주 황성동 20호 무덤>
<새모양 토기, 신라 3세기, 경북 경주 덕천리 120호 무덤>

새모양 토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망자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고,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신성한 매개체라 할 수 있다. 물고기·말과 함께 새는 고대 사람들이 가까이 접하던 동물로, 현실 생활을 반영하면서 초월적 의미를 담은 상형토기로 표현되었다.

<새모양 토기, 삼국 3~4세기, 이건희 기증>
<새모양 토기, 신라 3세기, 경북 경주 덕천리 80호 무덤>

새모양 토기
삼국시대 상형토기 중 이른 시기의 새모양 토기입니다. 《삼국지》<위서> 동이전 변진조에 “큰 새의 깃털로 죽은 이가 날아오를 수 있도록 했다”라는 내용이 있어 무덤에 새모양 토기를 묻은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3 세 기 후반 경주지역의 덧널무덤에서 나온 새모양토기는 액체를 넣고 따르는 구멍이 있어 제사용기로 추정됩니다. 큰 볏이 달리고 부리가 넓은 새모양이 유행하였고, 부엉이모양 토기도 있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토우장식 뚜껑, 신라 5세기, 1 경북 경주 황남동>
<토우장식 뚜껑.굽다리 접시, 신라 5세기, 2 이건희 기증>

토우장식 토기는 흙 인형을 붙인 그릇으로, 제사용 음식을 담을 때 썼습니다. <토우장식뚜껑 · 굽다리 접시>에는 개구리를 잡으려는 뱀과 범을 잡으려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토우장식 뚜껑>에는 작은 새 세 마리가 붙어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삶과 주변의 모습을 담고 있는 토기를 무덤에 묻어서 무덤 주인이 평안하기를 빌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인물형 도기로 나팔모양의 받침 위에 판을 설치하고 그 위에 말을 탄 무사의 형상을 올려놓고 있다. 표현방법이 매우 사실적이어서 가야무사의 복식과 무기 등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무사는 머리에 투구를 쓰고 오른손에는 창을,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뒤쪽에는 중앙아시아 유목민들과의 교류관계를 보여주는 각배가 있다.

<말 탄 사람모양 뿔잔, 가야 5세기, 이양선 기증, 국보>

말을 타고 있는 무사를 형상화하였습니다. 무사, 말을 감싼 비늘갑옷, 말 엉덩이 위의 뿔잔 등을 서로 붙여 완성하였습니다. 고려 상형청자 중에도 이와 같이 각 부분을 따로 만들어 결합한 예가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는 시간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제작기법은 서로 통합니다. 고려 상형청자 제작의 배경으로 그 전 시기에 우리나리에서 이루어진 토기의 조형적 전통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고대인들은 죽음을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으로 인식했다. 배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영혼을 실어 나르는 상징적 교통수단으로, 망자가 사후 세계로 안전히 건너가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이집트를 비롯하여 그리스, 로마 등 고대문명에서는 대부분 볼 수 있는 껴묻거리의 형태이다.

<배모양 토기, 신라 6세기, 경북 경주 금령총>

배모양 토기, 신라 6세기, 경북 경주 금령총
배모양 토기는 5세기 가야 지역에서 시작하여 6세기에 신라에서도 만들었습니다. 영혼을 먼 곳으로 보내는 수단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이 토기는 앞에 물살을 막는 판이 있고, 안쪽에는 목부재가 표현되어 나룻배를 본뜬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기의 상형토기는 고려 상형청자와 달리 사물을 소재로 채택한 것이 특징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수레바퀴 토기 역시 망자가 사후 세계로 순조롭게 이동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있다. 이와 함께 무덤에 수레바퀴 토기를 넣는 것은 망자의 신분과 위세를 나타내는 장치이기도 했다.

<수레바퀴장식 토기, 가야 5세기>

수레바퀴장식 토기는 대부분 뿔잔과 결합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양서梁書》 <동이열전> 신라조에 “소는 수레를 끌게 하고 말은 탄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수레는 실제로 썼던 운송수단이었습니다. 생활 속 기물을 상형토기로 만든 사례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집모양 토기, 1 신라 4세기1 경북 경주 사라리 5호 무덤>
<신발모양 토기, 2 삼국 5세기>

굽다리 위에 올린 <집모양 토기〉는 맞배지붕 한쪽에 액체를 담는 구멍을 냈습니다. 무덤에 부장되어 죽은 이의 안식과 풍요에 대한 바람을 나타냅니다. <신발모양토기>는 신발을 신고 갈 영혼의 편안한 발걸음을 기원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상형토기는 주변 사물을 소재로 하여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덤에서 죽은 이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
흙으로 특정한 형상을 빚는 상형 행위는 역사가 오래되어 이미 신석기시대에 토기들과 함께 사람이나 동물을 투박한 솜씨로 빚어낸 토우가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엇인가를 본떠 만든 토제품의 이른 사례로는 3~6세기 신라와 가야 무덤에서 발견된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가 눈에 뜁니다. 주로 부장품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토기에 표현된 다양한 형상은 죽은 이를 위한 바람이나 장송의례와 관련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가 내세의 그릇이라면 고려 상형청자는 실생활에서 사용한 현세의 그릇입니다. 이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 다양한 기법이 훗날 고려 상형청자 제작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향로는 향을 피우는 도구로, 불교 의식과 제례에서 중요한 공양구이다. 불교 의식에서는 번뇌를 태우고 청정한 세계로 인도하는 매개체로, 왕실·귀족 사회에서는 권위와 격식을 드러내는 장식품이기도 했다. 향로는 금속과 도자기 등 다양한 재질로 제작되었다.

<청자 오리모양 향로, 고려 12~13세기>

향로뚜껑의 오리는 안정적 비례와 알맞은 양감, 다소곳하게 모은 세심한 깃털 표현으로 단단한 도자기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고려시대에는 향로뚜껑 장식으로 오리나 원앙 같은 물새 종류가 인기 있었습니다. 물새는 당시 동아시이에서 유행한 소재이지만 동시에 고려 문인들이 정원을 만들고 오리와 같은 새를 키우는 문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청자 기린모양 향로, 고려 12세기>

상상의 동물인 기린은 상서롭고 어진 동물이자 권위 있는 지식의 상징이었습니다. 이 향로에서 기린은 뒤를 돌아보며 웅크린 자세로, 갈기와 뒷다리에 소용돌이모양의 털이 표현되었습니다. 안료로 눈동자를 찍어 생동감을 주었고 은은한 비색 유약은 신비한 느낌을 더해 줍니다. 기린의 상징성으로 보아 종교나 국가의 공식 행사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고려시대 차문화는 불교·왕실·귀족 문화를 통해 확산되었다. 고려청자는 차 문화를 뒷받침하는 대표적 도구였고, 차 생활과 함께 발달했다. 다완, 주전자, 다완받침 등 차생활에 필요한 용기와 기물들이 청자로 제작되었다.

<1 청자 참외모양 주자, 고려 12세기>
<2 청자 음각 연꽃무늬 참외 모양 주자와 승반, 고려 12세기>

주자는 액체를 담고 따르는 그릇으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아래쪽에 승반을 받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두 점의 주자는 몸체 가운데 부분이 불룩하고 세로로 골을 내어 참외모양을 표현했습니다. 참외는 주자에서 자주 보이는 소재이며, 고려 상형청자에는 주자와 병이 많습니다. 이는 당시 고려 사회에 유행하던 음다, 음주 문화와 관런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청자 꽃모양 완, 고려 12세기, 1 경기도 개성 부근>
<청자 꽃모양 완, 고려 12세기>

꽃잎 5개로 이루어진 촉규페葵모양을 본떴습니다. 나선형으로 꽃잎을 양각하고 중심에는 꽃술대를 조각해 붙였습니다. 꽃잎 안쪽 가장자리에는 촉규 넝쿨무늬가 장식되었습니다. 비슷한 형태가 금속기로도 전해져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푸른색의 유악을 덮어 은은하고 영롱한 미감으로 완성한 것은 상형청자만의 특징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청자 음각 포도넝쿨무늬 조롱박모양 병, 고려 12~13세기, 경기도 개성 부근>

조롱박모양 병과 주자는 고려 전기에 이어서 후기에도 제작되었습니다. 둥글게 생긴 큰 박과 작은 박이 아래위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이 병은 크기와 비례가 알맞고 표면에 포도와 넝쿨무늬를 가득 새겨 장식성을 높였습니다. 조롱박은 예로부터 술을 담는 용기로 묘사되었으며, 안빈낙도의 표상으로 여겨지면서 고려 음주문화, 도교 문화와의 관런성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고려의 차 문화, 술 문화와 상형청자
고려시대에는 차와 술을 마시는 음다, 음주 문화가 발달하여 왕실의 각종 의례와 행사에서도 차와 술이 사용 되었습니다. 문인들의 글에서는 술을 마시며 자연과 예술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관련된 그릇으로는 주자, 병, 잔과 완 등이 있으며, 그 중 상형청자는 고려 상류층과 문인들의 취향과 미적 감각을 보여줍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고려시대에는 청자 연적이 많이 제작되어, 문인 사회와 불교 사찰에서 함께 사용되었다. 연적의 형태는 오리, 물고기, 거북 등 동물모양과 석류, 참외, 복숭아등 과일모양, 단순한 원형, 편평형 등이 있었다. 문방구라는 기능적 용도뿐 아니라, 장식성과 심미성이 뛰어나 귀족·사대부의 교양을 상징했다.

<청자 복숭아모양 연적, 고려 12세기>
<청자 오리모양 연적, 고려 12세기>

고려 문인들은 연적周여, 벼루편, 필가와 같은 문방구를 자신의 벗으로 여기거나 애정을 담았습니다. 고려 상형청자에는 문방구류가 많고 그중 연적이 가장 많습니다. 고려시대 문인의 글에는 정원을 꾸미고 물새를 키우거나 여러 가지 식물을 가꾸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상형청자 연적은 대부분 물새나 식물을 소재로 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고려 문인문화와 상형청자
고려의 문인과 지식인은 시와 서예, 그림과 같은 문예뿐 아니라 수준 높은 공예품을 즐기고 감상했습니다. 상형청자 중에도 연적, 필가, 묵호, 인장과 같이 그들이 사용하고 완상했을 법한 것들이 있습니다. 고려 문인의 글에서는 정원을 꾸미고 동물을 키우거나 식물을 가꾸는 모습이 표현됩니다. 이를 반영하듯 상형청자 문방구에는 동물이나 식물의 모양을 본뜬 것이 많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상형토기와 상형청자
고려시대 상형청자는 삼국시대의 상형토기 제작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상형토기는 주로 신라와 가야 지역에서 사람, 동물,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습니다. 상형토기는 주로 무덤에 묻는 것이어서 실생활용인 고려 상형청자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러나 흙을 빚어 무언가를 본떠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둘은 서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5년)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 틁별전, 20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