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서직수 초상(보물)이다. 조선후기 유학자 서직수(1735 ~?)를 그린 초상로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인 이명기가 얼굴을 그리고 김홍도가 몸체를 그렸다. 조선시대 초상화는 대부분 앉아 있는 좌상인데 비해 이 그림은 서 있는 모습을 그렸으며,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참여한 작품이다. 형태묘사가 매우 뛰어나며 높은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1796년 작품이다.
(서직수가 쓴 감상평)
이명기가 얼굴을 그리고 김홍도가 몸을 그렸다. 두 사람은 이름난 화가들이지만 한 조각 정신은 그려내지 못하였다. 안타깝도다. 내가 산속에 묻혀 학문을 닦아야 했는데 명산을 돌아다니고 잡스러운 글을 짓느라 마음과 힘을 낭비했구나. 내 평생을 돌아보매 속되게 살지 않은 것만은 귀하다고 하겠다. 1796년 여름날에 심우헌 62세 늙은이가 자평하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4년)
62세의 서직수(1735~1811)가 두 손을 모으고 곧게 서 있다. 그는 선비로서의 자아를 도포와 동파관 차림의 초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이 그림은 당대 최고의 도화서 화원인 화산관 이명기(1756~1802년 이후)와 단원 김홍도가 합작한 초상이다. 이명기는 얼굴에 옅은 안료를 여러 번 붓칠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눈동자의 홍태가 생생하게 빛나도록 표현했다. 김홍도는 탄력있는 선으로 옷의 구김을 자연스럽게 포착한 후 옅은 음영을 넣어 입체감을 나타내었다. 서직수는 화면 위쪽에 “한 조각 정신은 그려내지 못했다.”라는 평을 썼는데, 실제로 만족하지 못했다기보다 그림이라는 매체 자체가 지닌 한계를 지적하고 내면의 수양에 매진하겠다는 다짐으로 읽을 수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1년)
<출처>
-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1년
- ‘보물 서직수 초상’,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청,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