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의 사후 세계 생활을 위해 사람이나 동물을 본떠서 만든 도용, 가축.부뚜막.축사 등 생활에 필요한 기물 등이 고대 이래 많은 지역에서 껴묻거리로 묻혔다. 중국 진한대(秦.漢)에는 장례를 후하게 치르는 후장제도(厚葬制度)가 유행하면서 상류층 무덤의 부장품 종류가 많고 화려해졌다. 이전에는 옥기, 청동그릇 등의 예기와 실생활에 사용된 토기, 무기, 마구류가 주로 매장되었지만, 이후에는 인간의 감정이나 생활상을 실감나게 표현한 인물과 동물 도용, 가옥.부뚜막.축사 등의 명기와 도용이 많은 수량 출토되었다. 또한 당대(唐)에는 삼채(三彩)로 진묘수, 말, 낙타 등을 화려하게 제작하여 매장하였다. 한반도에서도 삼국시대 이후 무덤에서는 상형토기들이 출토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 한(漢)의 풍습에서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짚신 모양의 토기는 죽은 사람 영혼의 영혼의 편안한 발걸음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사 사람들이 사용했던 짚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짚신모양 토기 한 쌍이 무덤에 발견되었습니다. 두 점 중 1점의 위에는 잔이 놓여 있고 다른 1점에는 잔이 붙었는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짚신의 바닥모양, 줄의 연결 위치와 형태 등 실제 구조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당시 사용했던 짚신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먼 길을 떠날 영혼의 편안한 발걸음을 기원하고자 이 짚신을 만들어 무덤에 넣은 듯 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짚신과 함께 바치는 잔
신발은 때로는 이별이나 떠남을 의미합니다. 집신을 정성껏 흙으로 빚어 그 위에 잔을 올린 토기가 있습니다. 신발 한 컬레가 부산 복천동 53호 무덤의 껴묻거리 맨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신발모양 토기가 무덤 안에서 발견된 유일한 사례입니다. 아마도 먼 길을 떠나는 이의 걸음에 기원을 담아 올리는 술잔이 아니었을까요?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말탄사람 토기는 전차와 함께 고대 이래 껴묻거리로 많이 출토되는 상형토기의 형태이다. 중국 진시황 병마용갱의 기마병 당삼채로 만들어진 도용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출토된 상형토기 중 여러점 국보로 선정될 정도로 대표적인 유물이다.






도기로 나팔모양의 받침 위에 판을 설치하고 그 위에 말을 탄 무사의 형상을 올려놓고 있다. 표현방법이 매우 사실적이어서 가야무사의 복식과 무기 등을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무사는 머리에 투구를 쓰고 오른손에는 창을,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삼국시대 말에 입힌 갑옷의 구조를 알려주는 상형토기이다. 말 위에는 갑옷을 입은 무사가 앉아 있고, ‘U’자 모양으로 뻗은 두 개의 뿔잔이 붙어 있다. 무사는 한 손을 방패를 세우고, 다른 한 손엔 창을 잡고 있다. 삼국시대 말갑옷은 비늘갑옷이다. 말갑옷의 구성품은 목을 보호하는 경갑, 가슴을 보호하는 흉갑, 몸통을 보호하는 신갑, 엉덩이를 보호하는 고갑 등인데, 이 토기에는 흉갑과 신갑이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말과 함께 떠나는 길
말은 고대 건국설화와 의례에서 탄생과 죽음을 알리는 신성한 동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삼국시대에 전쟁과 운송에 말이 더욱 중요한 자원으로 이용되면서 말갖춤이 무덤의 껴묻거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5세기 무렵 장례문화에도 이러한 인식이 반영되어 말 탄 사람 토기와 말모양 토기를 무덤에 묻었고, 말 그림을 토기에 새겨 장식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말을 타기 위한 마구를 갖추고 있어서 고대인에게 말은 최고의 교통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경주 대릉원 금령총에서 출토된 1쌍의 도기이다. 말을 타고 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과 하인을 모습을 하고 있는데 죽은이의 영혼이 저세상으로 떠나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이다. 두꺼운 사각형 판위에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인데 엉덩이 위에 등잔이 있고, 앞 가슴에는 물을 따를 수 있는 긴 대롱이 있고 속은 비어 있다. 신라사람들을 사후세계관, 복식, 말갖춤 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사람의 표정 등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배모양 토기에는 노를 젓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리스 신화 등에 나오는 저승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배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령총은 신라 어린 왕족의 무덤입니다. 무덤 안에는 말 탄 사람 토기와 배모양 토기가 한 쌍씩 묻혀 있었습니다. 말 탄 사람 토기는 주인상과 시종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종상은 한 손에 방울을 들고 흔들어 소리를 내며 가는 것 같습니다. 배모양 토기에도 노를 젓고 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금령총에 묻힌 사람은 뭍에서도 물길에서도 어디든 함께 가는 동행이 있어서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뿔잔에 수레바퀴가 붙은 높이 18.5cm의 도기이다. 받침은 동시대 가야 굽다리접시 양식을 하고 있다. 받침 위에 뿔잔을 얹어 놓고 있으며 그 위에 고사리모양 장식을 했다. 바뀌는 축을 중심으로 6개의 창을 뚫어 바퀴살을 표현하고 있다. 삼국시대 가야를 대표하는 유물로 캐릭터나 상징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뿔잔의 양옆에 있는 축에 수레 바퀴가 달려 있습니다. 이 축을 중심으로 바퀴를 돌릴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뿔잔 위에는 고사리무늬 장식이 하나씩 붙어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만 남아 있습니다. 당시 바퀴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동력과 수송능력을 의미했기 때문에 뿔잔의 장식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무덤에도 이동수단으로서의 의미를 담아 묻은 것을 보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수레나 수레바퀴를 표현한 껴묻거리로 고대 이래 세계적을 많이 출토되는 유물이다. 중국이나 이집트 등에서는 실제 수레를 묻은 경우도 있으며, 수레를 표현한 상형토기는 비용이나 노력을 줄이기 위해 만든 것으로보인다.



이동과 운송을 위한 수레
고대 중국에서는 실제 수레를 장례에 사용하기도 하고, 토기로 만든 수레를 무덤에 매장하기도 하였습니다. 고조선의 무덤에서도 수레갖춤이 발견되었던 것처럼 소나 말이 끄는 수레는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사용되었습니다. <삼국유사> 열전에 나오는 문무왕 8년(668) ‘김유신의 공을 치하하며 상으로 수레와 지팡이를 내렸다’는 기록은 수레를 귀하게 여겼던 당시 인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수레모양 토기는 대부분 바퀴만 뿔잔에 결합하여 상징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멀리 가는 길 편히 타고 가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큰 항아리와 작은 항아리를 맞붙인 ‘합구식’ 독널입니다. 독널 안팎에 껴둠거리가 놓였습니다. 작은 항아리의 안쪽에는 수레모양 토기가, 큰 항아리의 안쪽에는 긴목 항아리와 작은 단지가 들어있었습니다. 독널 바깥에는 여러 작은 토기와 흔들면 구슬소리가 나는 납작한 원통모양 토기도 놓여 있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배모양 토기는 저승으로 떠는 죽은사람의 영혼을 위해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신화 등에 나오는 저승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배를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길로 가는 배
나룻배와 작은 통나무배는 강에 띄우고, 배의 앞뒤에 파도를 막는 판이 설치된 큰 배는 주로 먼바다에서 항해했을 것입니다. 신라와 가야지역에서 용도에 따라 구조가 다른 여러 가지 배모양 토기가 발견되는 것은 당시 배가 일상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지증왕 6년(505)에 ‘선박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무덤에 있던 배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었을까요? 그곳은 물을 건너야 갈 수 있는 곳인가 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배의 앞뒤에 파도를 막기 위한 높은 판재가 붙어 먼 바다를 항해 할 수 있는 외항선의 모습을 본뜬 토기입니다. 바닥이 뾰족하고 평면 모습은 날렵한 유선형입니다. 배의 양쪽 옆면에 납작하고 둥근 수레바퀴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파도를 막는 높은 판재를 배의 앞뒤에 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은 뒷부분만 남아 있습니다. 배의 앞쪽에는 액체를 따를 수 있는 주둥이가 있습니다. 양쪽 난간에 있는 돌기는 노걸이를 표현한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함께 가는
삼국시대는 고대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국가간 대외교류가 활발하였습니다. 말은 고대 사회에서 최고의 교통수단이지 중요한 전쟁의 수단이었고, 당시 크고 작은 전투가 많았기 때문에 말의 역할을 매우 강조되었습니다. <양서梁書> 동이열전 신라조 ‘소는 수세를 끌게 하고 말은 탄다’는 기록은 신라의 일상적인 생활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세기 들어와 상형토기의 모습은 다양해집니다. 신발, 말, 수레, 배 등을 본떠 만들었는데, 죽은 이가 머나먼 길을 떠날 때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조력자의 의미였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형토기들은 당시 사회 모습을 또한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집모양 토기는 중국 한나라 무덤에서도 많이 출토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주택, 창고, 축사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생활용품 등과 함께 죽은사람이 사후세계에서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주거환경을 살펴볼 수 있다.


기둥 위에 지은 집입니다. 지붕과 벽체, 그리고 기둥의 일부분만 발견되었습니다. 맞배형인 지붕에는 가로 2줄, 세로 2줄의 점토 띠가 붙어 있어 초가지붕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곳간모양 집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사다리가 있는 출입구 쪽을 보면 맞배지붕이고, 반대편에서 보면 모임지붕인 집모양 토기입니다. 긴 벽과 지붕에 걸쳐 굴뚝을 닮은 주둥이가 붙어있고 속은 비어있습니다. 지붕의 용마루 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아래를 굽어보고 있고, 그 아래에는 사다리를 기어오르는 두 마리의 쥐가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이 건물 위에는 맞배지붕이 있는데, 한쪽 지붕의 끝은 건물 벽이 아닌 기둥 2개에 의해 받쳐진 특이한 구조입니다. 지붕 아래에는 12개의 기둥을 세우고 천장을 덮은 속이 빈 건물이 있습니다. 여기에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주둥이가 달렸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무덤이 아닌 생활 유적 내 건물터 주변에서 수습한 집모양 토기입니다. 출입구가 있는 앞에서 보면 책을 엎어놓은 듯한 맞배지붕이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둥그스름한 모임지붕입니다. 양쪽으로 열어젖힌 출입문은 바닥 쪽이 아니라 지붕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영원한 삶의 공간, 집
우리에게 쉼을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집입니다. 집모양 토기는 주거용 살림집과 기둥 위에 지은 창고용 곳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집을 따라 기둥을 여러 개 둘러 회랑 같은 구조를 지닌 독특한 모양도 있습니다. 다른 상형토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속이 비어있습니다. 집모양 토기들은 죽은 이가 다음 세상에서 살아갈 영원한 삶의 공간으로서 마지막 도착할 안식처가 되길 바라며 장송의례에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등잔모양토기는 어둠을 밝혀주는 등잔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무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물로 고대 사람들의 사후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어둠을 밝히는 등잔
어둠은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여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무덤에서 잔이 여러 개가 달린 등잔이 발견됩니다. 등잔모양 토기의 잔 안에는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은 등잔 아래에 연결된 기름을 담아두는 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심지를 넣어 불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잔 하나만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기름을 담을 수 있으므로 긴 시간 동안 어둠을 밝힐 수 있습니다. 등잔의 밝은 빛은 떠나는 이에게 길을 안내하고 위로를 전하는 듯합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편안한 쉼을 주는
쉼이 필요할 때 우리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과 등잔은 다음 세상에서도 계속될 편안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입니다. 집모양 토기는 의례용 그릇이지만 기둥과 출입문, 지붕 등 집의 건축 요소가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고대 한韓의 집은 초가집과 흙방으로 짓는데, 무덤처럼 생겼고 출입문이 위에 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사다리를 이용해 출입하는 집모양 토기 모습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무덤에는 어둠을 밝히는 도구인 등잔모양 토기도 넣었습니다. 영원히 살아갈 공간에 불을 밝혀줄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출처>
-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3년
- 안내문, 중앙박물관, 2014년/2024년
- 국가유산포털, 국가유산청,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