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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하늘과 땅에 감사한 사람들

2024년 가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특별전이 있었다. 북아메리카대륙에 살았던 원주민에 정체성, 삶, 문화 등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전신가 준비되었다. 북아메리카는 지역이 넓고 자연 환경도 다양하다. 북극에 가까운 지역은 춥고, 남부는 건조했다. 드넓은 대평원, 삼림, 사막, 고원, 험준한 록키산맥, 해안 등 다양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았던 원주민 또한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전시를 통해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삶과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

인디언이 없는 인디언 이야기
여러분은 ‘인디언’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인디언은 1492년 콜럼버스가 북미 땅에서 처음 만난 원주민을 인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생긴 말입니다. 인디언은 오랫동안 여러 원주민 부족들을 한꺼번에 부르는 말로 사용됐습니다. 지금도 미국 땅에만 570개가 넘는 다양한 부족들이 있습니다. 이 많은 부족들의 삶과 문화를 ‘인디언’이라는 단어로 한 번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북미의 다양한 부족들을 ‘북미 원주민’이라고 부릅니다. 북미 원주민은 옛날부터 북미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지요. 이들은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존재가 아닙니다. 여전히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북미 원주민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볼 수 있는 공예, 회화, 사진 등 151점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고 있던 사람들을 새롭게 알아 가면서, 나와 다른 문화를 편견없이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북미 원주민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요람에 태우고 얼굴만 내놓고 주변을 자세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했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바라보며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1 사슴 가죽으로 만든 요람과 아기를 위한 모카신, 카이오와족의 타도(1879-1966)가 만든 것으로 추정, 1915~1920년, 나무, 못, 니켈, 황동, 사슴가죽, 구슬, 천, 안료>

북미 원주민에게 자연은 모든 것을 내주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아이들의 가장 큰 선생님은 자연입니다. 이런 생각은 아이가 태어나면 태우는 요람에도 담겨 있습니다. 원주민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아이들은 얼굴만 내놓을 수 있는 요람에서 주변을 관찰하는 힘을 키웁니다. 갓난아기 때부터 자연을 바라보며 눈, 코, 입으로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요람은 말에 매거나 수직으로 세울 수 있게 만들어 어디든 데리고 다녔기에 아이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일상적인 일과 의식에 참여하며 성장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아이들의 가장 큰 선생님, 자연
북미 원주민에게 자연은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는 고맙고 대단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북미 원주민들은 아이들이 자연을 보고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이런 생각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태우는 요람에도 담겨 있습니다. 아이는 얼굴만 내놓을 수 있는 요람에서 주변을 자세히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을 바라보며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전시에 출품되는 43개 부족이 사는 곳>

우리가 만나볼 북미 대륙 원주민
북미는 땅이 아주 넓어서 지역마다 날씨가 다릅니다. 같은 미국 땅이지만 1년 내내 추운 곳, 항상 따뜻하고 비가 많이 오는 곳, 풀이나 모래로 덮인 곳 등 다양합니다. 날씨가 다른 곳에 사는 원주민들은 언어나 습관도 다릅니다. 크게 10개의 문화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북미에 살았던 43개 부족의 공예와 회화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북미 원주민들은 거주 지역에 따라 추운 북부, 건조한 남부, 바다, 초원, 산림 등 다양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았습니다. 부족마다 언어와 풍속은 달랐지만, 세상을 둥근 원 안의 모든 존재가 연결된 것으로 보았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삶을 중시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것에 감사하며 필요한 만큼만 취하는 조화와 균형의 가치관은 집, 옷, 그릇, 의식 등 생활 전반에 스며 있었습니다.

<2 대평원 원주민 부족의 보금자리 티피, 미네콘주 라코타족의 스탠딩 베어 (1859-1934)가 만든 것으로 추정, 사우스다코타주, 1880년경, 캔버스에 안료>
<3 어린 아이를 위한 티피 모형, 쇼쇼니족의 초치오고, 와이오밍주, 1885년, 가죽에 안료>

원주민들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또는 들소 떼를 따라 이동했으므로 티피를 빠르게 설치했다가 철거해야 했습니다. 티피 모형은 원주민 여자아이들에게 집 짓는 것을 가르쳐 주는 훌륭한 교육 자료이자 때로는 즐거운 장난감이었습니다. 티피 모형은 크기가 작지만 실제 형태에 매우 가깝습니다. 물소를 사냥하는 모습과 춤추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북미 원주민에게 들소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삶과 정신세계의 중심이었다. 특히 대평원 지역 부족들에게는 거의 모든 생존 수단을 제공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들소는 먹을거리와 생활 자원, 종교적 상징, 공동체 정신을 모두 아우르는, 북미 원주민 문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동물이었다.

<4 대평원 원주민의 들소 사냥, 샤이엔족 또는 네즈퍼스족의 화이트 버드, 1894~1895년, 모슬린 천에 채색>

이 그림은 면직물인 모슬린 천에 들소떼를 쫓는 원주민 사냥꾼을 묘사했습니다. 평원 지역 원주민들의 삶에서 너무나 중요한 들소는 이주민들의 무차별적인 사냥으로 멸종 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1879년에는 들소가 단 100마리만 남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고의적 행동은 많은 원주민들을 굶주리게 했고 그들의 문화적, 종교적 삶의 방식을 무너뜨렸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5 무제, 카이오와족의 잭 호키다, 1900년대 초, 수채>

이 그림은 대평원에 사는 카이오와족의 종교와 관련된 전통을 보여 줍니다. 무릎을 꿇은 남자는 들소를 매개로 힘을 얻는 전통적 치료 의식을 하고 있습니다. 들소는 대평원 부족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희생의 상징으로 매우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6 들소를 사냥할 수 있는 단단한 활, 아파치족, 1800년대 말, 나무>

북미 원주민들은 사냥이나 전투에 활을 이용했습니다. 총기가 보급된 후에도 원주민 전사 상당수는 1800년대 중반까지 말을 타고 전투할 때 활과 화살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아파치와 코만치같은 부족은 활을 잘 다루어 총에 의존하던 이들보다 전투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 원주민들은 큰 동물의 힘줄을 나무에 덧붙여서 아주 강한 활을 만들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7 활집과 화살통, 1800년대, 남 샤이엔족>

호저의 가시와 유리구슬로 장식한 활집과 화살통입니다. 장식에 사용된 문양은 부족의 예술적 미감을 보여줄 뿐 아니라 다른 부족과 구별되는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이 활집과 화살통에 사용한 반복된 사각형, 색상과 디자인 배치는 남 샤이엔족의 특징입니다. 일부 부족들은 화살에 표식을 남겨서 특정 부족의 일원임을 나타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8 들소가죽을 벗겨내는 도구, 샤이엔족 작가, 1850년경, 사슴뿔.금속>

오늘날 미국의 북부 평원이나 오대호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이 들소의 가죽으로 옷, 모카신, 티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원주민들은 종종 칼의 손잡이에 작은 점이나 선을 새겼습니다. 손잡이에 새긴 선은 가죽 몇 개를 처리했는지 알려줍니다. 이 도구에는 금속날이 있는데 예전에는 사슴뿔, 뼈, 돌이나 나무로만 만들었습니다. 이후 이주민과 교역하면서 금속날이 사용되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9 대평원의 주민, T.D.켈지, 1991년, 청동>

들소는 대평원의 원주민들에게 가족과 같은 중요한 동물이었습니다. 들소는 음식과 도구를 주고, 가죽으로는 집과 따뜻한 옷을 제공했습니다. 1800년대 후반 미국 정부는 대륙횡단철도를 놓으려고 들소 떼 학살을 허가했습니다. 들소들의 떼죽음과 들소를 대체한 다른 가축들은 이 지역의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작가인 T. D. 켈지는 항상 야생동물 보호에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이에 영감을 받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들소 조각에도 북미 대륙의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담겨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북아메리카에는 16세기 이후 스페인 정복자들이 말을 다시 북미에 데려오면서, 원주민 사회에 퍼지게 되었다. 특히 대평원 지역 부족들이 말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삶의 방식이 급격히 달라졌다. 들소 사냥이 효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말 덕분에 넓은 평원을 빠르게 달리며 대규모 사냥이 가능해졌다. 이동식 주거문화와 결합하여 광활한 영토를 자유롭게 오가며 생활할 수 있게 되었고, 부족간 전투방식도 바뀌었다.

<10 안장과 발걸이,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1 안장 깔개,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2 말갖춤 부속구,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3 어린 아이를 말에 태워 데리고 다니기 위한 요람,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4 구슬로 화려하게 장식한 말 꾸미개,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5 긴 창을 보관하기 위한 통,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6 깃털 머리 장식을 보관하기 위한 통,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17 굴레, 고삐, 재갈,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

13 어린 아이를 말에 태워 데리고 다니기 위한 요람,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
압사로가족은 요람을 말에 묶어 아이를 태운 뒤 어디든 데리고 이동했습니다. 요람에서는 압사로가족 고유의 형태뿐 아니라 주변 부족의 영향도 나타납니다. 요람의 형식과 색, 문양과 구슬 공예는 평원 지역에서 활동한 압사로가족의 특징이지만, 뒤판을 평평하게하고 윗부분에 장식을 한 점은 고원 지역 부족의 특징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4 구슬로 화려하게 장식한 말 꾸미개,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
축제나 행사 때 말의 목에 묶어 가슴을 덮는 데 사용하는 꾸미개입니다. 꾸미개에 장식된 구슬 공예는 압사로가족의 장식적 특징을 잘 드러냅니다. 이 꾸미개는 삼각형과 같은 큰 도형뿐만 아니라 전체가 여러 색상으로 분할되어 있습니다. 압사로가족과 같은 대평원 지역에 살아도 부족마다 꾸미는 방법이 다릅니다. 라코타족과 샤이엔족은 색깔을 하나만 사용하고 여러 무늬를 겹친 것처럼 꾸밉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5 긴 창을 보관하기 위한 통,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
압사로가 사람들은 창 보관통을 보통 축제 때 말의 옆구리에 묶어 놓습니다. 사실 창 없이 내부가 비어 있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 상징적 이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긴 몸통 아래에 있는 두 개의 장식은 ‘쿠거’라고도 불리는 퓨마의 발을 묘사한 것으로 용맹함을 뜻합니다. 파란색 줄로 표현된 삼각형 문양은 압사로가족이 특히 자주 사용하는 무늬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6 깃털 머리 장식을 보관하기 위한 통,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
압사로가족의 말갖춤에는 깃털 머리장식을 보호하는 보관함이 있습니다. 압사로가족은 주로 말 옆구리에 다는 보관함에 실을 여러 개 달았습니다. 이 실은 장식이면서 파리 같은 곤충을 털어 내기 위한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7 굴레, 고삐, 재갈, 압사로가족, 1800년대 말
대평원의 북미 원주민은 말을 다양하게 꾸몄습니다. 말의 이마를 덮는 이 굴레의 보호용 금속은 무어인의 풍속과 관련이 있습니다. 무어인은 악령으로부터 말을 보호하려고 말의 굴레에 금속 장식을 붙였습니다. 이후 스페인인은 이 문양을 산티아고의 조개껍데기 모양으로 새롭게 장식했습니다. 말이 북미 원주민에게 소개되었을때 원주민들은 이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부족마다 구분되는 장식을 하였는데, 구슬 공예나 색을 입힌 말갈기 다발처럼 다양하게 변형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8 말을 보호하기 위한 안장 덮개, 암사로가족, 1800년대 말, 가죽, 안료>

안장 덮개는 말의 양쪽 옆면에 묶어 적의 공격에서 말을 보호하는 방어 도구입니다. 이 안장 덮개는 현재 6개만 남아 있는 희귀한 것입니다. 덮개에는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추상적 문양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1900년대 촬영된 사진에서 안장 덮개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오랜 시간을 함께한 동반자
대평원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은 16세기 이후부터 스페인에서 온 말을 타고 들소를 사냥했습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말을 길들여 탈 수 있게 되기까지 다양한 말갖춤을 만들었습니다. 말은 사냥할 때나 전쟁을 할 때 중요했기 때문에 말을 쉽고 편하게 타기 위해 안장, 고삐 같은 도구가 꼭 필요했습니다. 말이 사냥이나 전투의 중요한 동반자이면서 신분이나 부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삶의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안장과 고삐 같은 도구에 그려진 다양한 무늬와 색깔로 북미 원주민의 문화를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북미 원주민의 집은 거주하는 지역 환경과 생활 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했다. 자연조건에 맞추어 지었기 때문에, 집의 형태와 재료는 부족마다 달랐다. 티피는 대평원 부족의 텐트 형태 집이다. 바람이 잘 통하고 철거가 쉬운 형태로 몽골 유목민의 텐트와 외형은 다르지만 기능과 특징은 유사하다. 롱하우스는 산림지역 부족의 모재 주택이며, 푸에블로는 남서부 지역의 흙집이다. 북극 이글루도 환경에 적응한 주거행태 중 하나이다.

ㅡ19 뉴멕시코 테와 마을의 남쪽 풍경, 호피족의 댄 나밍가, 1986년, 캔버스에 아크릴>
<20 빵 굽는 여인, 산타클라라족의 파블리타 벨라르데, 뉴멕시코주, 1950년경, 종이에 카세인>
<어도비 adobe 모형>

북미 원주민의 그릇은 각 부족이 처한 환경과 생활 방식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만들어졌다. 단순한 생활도구를 넘어, 자연과의 조화와 영적 세계관을 담은 의미 있는 물건이기도 했다. 나무, 흙, 가죽, 돌, 뼈.뿔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그릇은 단순히 음식 담는 도구가 아니라, 부족의 상징·세계관이 반영된 예술품이기도 했다. 그릇에 새긴 무늬나 그림은 태양·달·동물 등 자연이나 생명 순환, 조화를 상징한다.

<21 오리 모양 주전자, 고대 푸에블로 장인, 1125~1250년경, 점토에 채색>
<22 고대 푸에블로 사람들이 만든 토기, 고대 푸에블로 장인, 1000~1250년경, 점토에 채색>

푸에블로족 선조들은 토기를 만드는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들은 오늘날의 콜로라도주, 유타주, 뉴멕시코주로 알려진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살았습니다. 기다랗게 만든 점토를 쌓아 올리는 코일링 기법으로 원하는 모양이 만들어지면 안쪽과 바깥쪽을 도구로 매끈하게 다듬었습니다. 토기의 바깥쪽에는 구름이나 강을 떠올리게 하는 무늬를 그렸습니다. 요즘에도 같은 방법과 재료로 토기를 만듭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23 항아리, 호피족과 주니족의 레 나밍가, 1999년, 점토에 채색>

레 나밍가는 유명한 호피족 도예가 남페요의 후손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것과 자신이 만든 새로운 그림을 섞어서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그가 초창기에 만든 이 항아리는 단순한 형태로 추상화된 큰 꽃 모양이 특징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24 대접, 호테와족의 남페요, 애리조나주 퍼스트메사 하노, 1912~1915년, 토기에 채색>

이 그릇은 호피족의 유명한 작가 남페요가 만들었습니다. 남페요는 자신의 할머니에게서 토기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원래 토기를 만들 때 사용했던 방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페요의 토기는 호피족의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지요. 호피족은 그릇에 주로 새를 그립니다. 남페요의 그릇에도 새가 있지만 남페요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한 새가 그려저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25 대접, 산일데폰소족의 마리아 마르티네스와 줄리언 마르티네스, 뉴멕시코주 산일데폰소 푸에블로, 1925년, 점토에 채색>
<26 접시, 산일데폰소족의 마리아 마르티네스와 줄리언 마르티네스, 뉴멕시코 산일데포소 푸에블로, 1940년경>

뉴멕시코 산일데폰소족인 마리아 마르티네스는 남편 줄리안 마르티네스와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그들은 광택이 나는 검은 표면에 무광택의 검정색 점토를 사용한 ‘검은색 위의 검은색’이라 불리는 토기를 대중화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접시는 이후 거의 20년 만에 만들어진 것으로 반복적인 깃털 무늬가 베풀어져 있습니다. 접시의 디자인은 마리아가 일생에 걸쳐 발전시킨 양식을 보여줍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27 항아리, 지아족, 뉴멕시코주, 1900~1915년, 토기>
<28 항아리, 지아족의 소피아 메디나와 루이스 메디나, 2000년,점토에 채색>
<29 항아리, 지아족, 1920~1935년경, 점토에 채색>

지아족이 만든 항아리에는 과감하게 휘감는 선, 단색 바탕과 같은 일관된 디자인 요소가 나타납니다. 새 무늬는 지아족의 토기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새를 둘러싼 굵고 과감한 선 등 고전적 형태와 장식이 특징입니다. 사슴을 그린 문양도 있는데, 지아족의 토기에는 이러한 고전적 디자인을 변형한 무늬가 다양하게 베풀어졌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30 항아리, 지아족, 1920년대 말, 점토에 채색>
<31 항아리, 주니족, 1900년경, 점토에 채색>

주니족은 백토에 천연안료로 그림을 그린 후 토기를 구웠습니다. 이들 토기의 무늬의 특징 중 하나는 자연을 보며 받은 느낌을 작고 복잡한 디자인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복잡한 무늬를 반복해 그리면서도 조화롭게 표현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32 항아리, 주니족의 차유티차, 1930년경, 점토에 채색>

주니족은 오랜 세월동안 흰색 바탕에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장식한 토기를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물을 담았을 항아리에는 사실적이거나 추상적인 동물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입에서 심장까지 뻗어나가는 빨간 선이 그려진 사슴을 찾아보세요.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33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이어지는 항아리, 호피조그이 덱스트라 쿼츠쿠이바, 1996년, 점토에 채색>

덱스트라 쿼츠쿠이바는 유명한 호피족 도예가 남페요의 후손입니다. 그녀는 전통적 무늬와 자신이 창작한 무늬를 함께 사용했으며 호피족 토기 제작 전통을 이어줄 젊은 도예가 여러 명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녀는 선조들처럼 작품을 장식하려고 천연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검은색은 ‘벌풀’이라고 하는 식물에서 추출하였고 붉은색은 집 주변에서 채취한 점토를 이용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이어 온 그릇
남서부 지역 어도비에 사는 여성들은 아주 오랫동안 특별한 그릇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릇을 빚는 이 지역의 오랜 전통은 11~13세기 현재 원주민의 선조인 고대 푸에블로 사람들이 만든 토기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호피족, 지아족, 주니족의 그릇은 여성이 만들었는데 항아리나 접시의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릇을 만들기 위한 훍은 주변에서 구합니다. 흙을 체를 쳐서 물과 섞고 긴 점토띠를 만든 후 이를 말아 쌓아 그릇 모양으로 만듭니다. 그릇을 건조한 후에는 돌로 닦고 집에서 만든 천연 염료를 칠합니다. 그릇의 표면에는 사슴이나 새와 같은 동물이나 자연을 나타내는 그림을 그려서 꾸미곤 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1부 하늘과 땅에 감사한 사람들
북미 원주민들은 거주 지역이 넓은 만큼 사는 자연 환경도 다양합니다. 북부는 춥고 남부는 건조했으며 바다와 맞닿아 있거나 초원이 펼쳐지기도 하며 산림이 울창한 지역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부족마다 서로 다른 언어와 풍속을 가졌어도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같았습니다. 세상은 둥그런 원을 이루고 그 안에 있는 사람, 동물, 식물, 심지어는 무생물까지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는 삶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자연에서 무언가를 얻을 때는 항상 하늘과 땅에 감사했습니다. 다음 세대와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취하지 않는 조화와 균형의 가치관은 그들이 만든 집, 옷과 그릇, 의식 등 삶 곳곳에 담겨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 특별전, 202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