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역사를 살펴보는 이번 전시에서는 이슬람 창시 이후 성지 메카를 찾았던 많은 순례자들이 남겨 놓았던 다양한 유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오랜 세월 다양한 형태로 쓰여진 쿠란을 비롯하여 메카 성지를 장식했던 카바 신전의 문, 촛대, 향로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슬람교의 확대
632년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죽은 후 그의 장인이자 동지였던 아부 바크르가 2년 동안 이슬람 공동체의 지도자(칼리프)가 되었습니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이슬람은 빠르게 확대되어 그 영역이 동쪽으로는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 서쪽으로는 비잔틴 제국의 경계에 이르렀습니다. 무함마드가 죽은 지30년 후에 탄생한 최초의 이슬람왕조인 우마이야(661~750년)는 다마스쿠스를 중심으로 인더스 강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이었습니다. 이슬람이 여러 문화권으로 확대되는 사이 메카는 이슬람의 정신적인 중심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세개의 펼침 면으로 구성된 쿠란, 북아프리카 또는 중동, 압바스 왕조, 9세기, 양피지에 잉크와 금>
양피지에 금으로 글씨를 쓰고 갈색으로 테두리를 둘렀습니다. 발음을 알려주는 빨간색, 파란색 원 기호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금을 사용했고 글씨가 균형잡혀 있는 것은 쿠란의 이른 시기 판본의 특징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키스와의 일부, 메카, 1992년, 면.실크.금사와 은사>
카바 신전을 덮는 천인 키스와는 메카에 바치는 가장 귀중한 헌정품 중 하나입니다. 키스와를 메카에 매년 보내는 전통은 여기에 기록된 대로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이 키스와는 메카에서 제작되었으며, 신성한 두 사원의 수호자(사우디 아라비아 국왕) 파흐드 이븐 압둘아지즈(재위 1982~2005)가 바쳤다. 신이여 그를 보호하소서, 1992년(이슬람력 1413년)”.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1. 쿠란의 한면, 북아프리카 또는 중동, 압바스왕조, 10세기, 양피지에 잉크>
<2. 쿠란, 오스만왕조, 16~17세기, 종이에 잉크.채색.금>
화려하게 채색된 이 쿠란은 16~17세기 오스만의 전형적인 서재인 나스크 체와 무하카크 체로 필사된 것입니다. 순례기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술탄들이 카바 신전에 헌정했던 많은 선물 중 하나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3. 쿠란, 1598년, 알리 이븐 술탄 무하마드 알-하라위가 메카에서 필사, 종이에 잉크와 금>
<자물쇠 판, 1603~1617년, 은>
<자물쇠, 1603~1617년, 은>
카바 신전에서 상징적으로 가장 중요한 헌정품 중 하나는 신전 입구의 자물쇠와 열쇠입니다. 술타 아흐메트 1세(재위 1603~1617) 등 오스만의 술탄들은 정기적으로 열쇠와 자물쇠를 만들어 헌정했습니다. 16세기 이후 열쇠와 자물쇠는 대개 금이나 은으로 만들어졌고 헌정자의 이름과 쿠란의 구절이 새겨졌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향로, 메카, 오스만왕조, 1649년, 철.금.은.손잡이 포함>
이슬람 시대에도 향은 각종 의례와 행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향로는 메디나의 술탄 아흐마드 1세의 부인인 마흐 페이케르가 메디나 사원에 헌정하기 위해 의뢰한 것입니다. 섬세한 꽃 장식이 상감된 이 향로는 이스탄불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17세기 중반 오스만 제국의 궁중 양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스만이라는 작가의 이름이 손잡이 아래에 새져져 있어 장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카바 신전의 문, 메카, 오스만시대, 1635 ~ 1636년, 나무에 은도금>
이 거대한 나무 문은 메카 카바 신전의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던 것으로 오스만 제국의 술탄 무라드 4세(재위 1623 ~ 1640년)가 헌정한 것입니다. 도금한 은판에 세밀한 장식을 새기고, 이를 나무에 붙였습니다. 우아한 고리쇠가 달린 은판은 이스탄불에서 제작한 것입니다. 카바 문에 대한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이슬람 시대 초기의 카바 문의 형태가 수세기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10세기의 한 시인이 “도금한 은판 위에 명문과 원, 아라베스크 문양이 덮여있다”고 쓴 적도 있어, 17세기에 제작된 이 오스만 시대의 문과 형태가 비슷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문은 1947년까지 사용되었습니다. 현재 메카 신전을 장식하고 있는 문은 이때 교체된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촛대, 메카, 오스만왕조, 1757년, 구리에 도금>
신전을 밝힐 램프나 촛대, 양초는 메카와 메디나를 위한 헌정품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 두 개의 커다란 촛대는 오스만 장인들의 기술을 잘 보여줍니다. 명문에 따르면, 이 촛대는 오스만 왕조의 고위직이자 1525년에서 1538년까지 이집트의 총독이기도 했던 카딩 술레이만 파샤가 헌정한 것입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촛대, 메카, 오스만왕조 1540년, 구리에 도금>
메카
메카는 향료 교역로에서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홍해와 가까워 해상교통이 편리하고 물이 풍부했던 도시였습니다. 5세기경 메카지역을 지배하던 꾸라이시 부족이 주변지역과 활발히 교역하면서 도시가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슬람 시대가 시작되고 ‘신의 집’이라 불렸던 메카의 사원은 여러 차례 보수와 재건축을 거듭하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성지로 변모하였습니다. 1517년 오스만 제국이 아라비아를 차지한 이후 오스만의 술탄과 그 가족들은 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사원을 수리하고 순례자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개선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자신들의 헌신과 책임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떄로는 직접 순례를 나서며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성물들을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특별전,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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