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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조각 공예관] 분청사기 귀얄과 분장

분청사기(粉靑沙器)는 회색 또는 회흑색 태토 위에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다음 유약을 입혀서 구운 자기를 말한다. 14세기 중반에 시작하여 16세기에 백자에 밀려 쇠퇴할 때까지 만들어졌다. 분청사기의 특징은 다양한 백토의 분장기법에 있다. 분장기법으로는 인화(印花), 상감(象嵌), 음각(陰刻), 박지(剝地), 철화(鐵畵), 귀얄, 분장 기법이 있다. 귀얄기법은 귀얄자국 외에 다른 기법이 첨부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태토 위에 귀얄로 힘있고 빠르게 바르기 때문에 운동감을 줄 뿐만 아니라 회화적인 효과를 준다. 분장기법은 백토물에 담갔다가 꺼낸 뒤 유약을 입힌 것으로 매우 침착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준다. 귀얄기법의 속도감과 분장기법의 안정감은 대조를 이루는 느낌을 주고 있다.

<분청사기 귀얄 항아리, 조선 15세기 후반 ~ 16세기 전반, 1981년 이홍근 기증>

목 부분에 세 개의 귀가 부착된 대형 항아리이다. 거침없는 귀얄의 붓질 위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유약은 한 편의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자유로운 분장토의 붓질과 유약의 흐름이 멋스럽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분청사기 인화귀얄무늬 발, 조선 15세기 후반 ~ 16세기 전반, 1981년 이홍근 기증>

굽이 다소 높은 단정한 형태의 발로 귀얄과 인화 기법이 함께 쓰였다. 이처럼 귀얄은 인화 등 다른 분청사기의 장식 기법과 함께 쓰인 경우도 있다. 붓의 느낌과 도장의 단정함이 오묘하게 어울린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분청사기 분장무늬 완, 조선 15 ~ 16세기 전반, 1981년 이흥근 기증>

분장 기법은 백토물에 그릇을 덤벙 담그는 기법으로 대개 손으로 굽을 잡고 거꾸로 담근다. 따라서 백도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작구이 제각각이며 독특한 무늬가 생기기도 한다. 제작 과정 자체가 예술이 된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분청사기 분장무늬 대접, 조선 15~16세기 전반>

백토를 탄 물에 덤벙 담갔다 꺼내어 백토가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자국이 있다. 안쪽 바닥면에는 철 성분으로 된 흑갈색 얼룩이 번져 있어 독특한 미감을 자아낸다. 분장 기법은 제작 공정의 단순화와 제작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분청사기 조화 풀꽃무늬 병, 조선 15~16세기 전반, 1981년 이홍근 기증>

무게 중심이 저부에 있고 목 위로 입술이 벌어진 전형적인 조선 초기 병의 형태이다. 귀얄로 분창토를 두텁게 칠하고 그 위에 조화 기법으로 풀꽃무늬를 그렸다. 무늬를 그린 이의 순박한 마음이 느껴진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분청사기 조화 구름무늬 대접, 조선 15~16세기 전반, 2006년 남궁련 기증>

그릇의 상단에 백토로 분장하고 조화 기법으로 구름무늬를 넣었다. 분장한 곳과 태토의 색의 대비가 뚜렷하다. 이와 비슷한 파편이 고흥 운대리 가마터에서 발견되었다. 그릇 안쪽 바닥에 그릇을 포개어 구운 자국이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1. 분청사기 귀얄 대접, 조선 15~16세기 전반,1981년 이홍근 기증>
<2. 분청사기 귀얄발, 조선 15~16세기 전반, 1981년 이홍근 기증>
<2. 분청사기 분장무늬 합, 조선 15~16세기 전반>
<2. 분청사기 분장무늬 합, 조선 15~16세기 전반>
<1. 분청사기 귀얄 제기, 조선 15~16세기 전반>

제관들이 제사를 시작하기 전에 손을 씻는 그릇이다. 제기의 한 종류인 세(洗)로 손잡이와 높은 굽이 특징이다. 큰 크기의 중량감과 시원한 귀얄의 붓질이 멋스럽다. 조선 전기 분청사기 제기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2. 분청사기 파초무늬 병, 조선 15~16세기 전반>
<2. 분청사기 파초무늬 항아리, 조선 15~16세기 전반>
<2. 분청사기 귀얄 편병, 조선 15~16세기 전반>
<분청사기 귀얄병, 조선 15~16세기 전반, 1981년 이홍근 기증

귀얄과 분장의 묘미
조선의 분청사기는 장식 기법이 다양합니다. 그중에서 흰색 분장토가 돋보이는 귀얄과 분장 기법은 오늘날 널리 사랑받는 장식 기법입니다. 귀얄 분청사기가 무습한 듯 거친 붓질 자국이 매력이라면, 백토 물에 덤벙 담가 만든 분장 분청사기에는 백토물이 흘러 내리다. 멈춘 순간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조선 전기의 장인들이 빚어낸 귀얄과 분장 분청사기의 아름다움에 현대인들은 빠져듭니다. 즉흥적인 붓의 율동감, 소박한 듯 거친 귀얄 자국, 거칠 것 없는 자유로움, 흘러내린 백토의 우연한 모습은 현대인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백색 분장토가 주는 미묘한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하면서 우리는 예술적인 영감을 얻습니다. 분청사기의 귀얄과 분장 기법은 현대 미술의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재해석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사기 장인이 지닌 소박한 심상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출처>

  1. 안내문, 중앙박물관, 2023년
  2. ‘분청사기(粉靑沙器)’,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소, 2023년